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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시]허만하- '데스 마스크'**
바다와바람
2013. 10. 1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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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마스크' -허만하-
바다 위에서 눈은 부드럽게 죽는다.
죽음을 덮으며 눈은 내리지만
눈은 다시 부드럽게 죽는다.
부드럽게 감겨 있는 눈시울의 바다
얼굴 위에 쌓인 눈의 무게는 보지 못하지만
그의 內面에는 눈이 내리고 있다.
-허만하의 '데스 마스크' (시집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솔·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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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하(許萬夏) 시인=-1932년 대구 출생
-1957년 [문학예술]지에 詩 추천으로 등단,
1999년 박용래문학상, 2004년 청마문학상, 2009년 목월문학상 수상
-시집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
[물은 목마름 쪽으로 흐른다] [허만하 시선집].....
안도현의 시 '겨울강가에서'와 허만하의 '데스 마스크'란 시는 물의 이미지인 강과 바다가 바탕이 되고 그 위에 눈이 내리는 풍경에서 서로 공통점이 있다. 전자에서는 공중에서 뛰어내리는 눈을 철없는 아이로 보는 어머니의 안쓰럽고 따스한 시선을 엿볼 수 있는가 하면, 후자에서는 눈의 죽음 자체를 받아들이는 바다의 한없는 너그러움과 부드러움이 함께하고 있다.
죽음 자체와 일체화되고 있는 바다를 보면서 삶과 죽음이 별개로 존재하는
이원적 세계가 아니라 삶은 곧 죽음이고 죽음은 곧 삶이라는 세계가 우리 눈앞에
조용히 펼쳐지고 있음을 본다.
눈 오는 겨울 바닷가에 선 시인은 길게 뻗친 수평선에서 부드럽게 감겨 있는 눈시울을 떠올리며 그 얼굴 위에 하얗게 쌓이는 죽어가는 눈의 모습에서 불현듯 '데스마스크'(死面)를 떠올리지 않았나 싶다. 이해웅 시인 busan.com.201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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