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게 찾던 그 사람 몇 개월 만에 전화가 왔다
제가 그 돈은 꼭 갚아야 한다며
은행통장 번호를 알려 달란다
자기 식당 말아먹고 남의 집에서
하루 일당 5만원을 받아 어떤 날은 3만원을
또 어떤 날은 2만원을 통장으로 넣어준다
오늘도 그 사람 행방은 모르고 눈물 3만원어치를 받았다
기쁨도 3만원어치 받았다 돈보다 귀한 눈물을 받았다
내게 그 눈물은 행복이다 나도 눈물 3만원어치를 보낸다
-시집 ‘시로 그린 인물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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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홍구(許洪九)=시인·수필가 대구 출신.
시집『사랑 하나에 지옥 하나』, 『네 눈으로 나를 본다』,
『내 니마음 다 안다』, 『사람에 취하여』 ‘그 사람을 읽다’ 등.
수필집『손을 아니 잡아도 팔이 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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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7월 23일(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