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디 있었나
주님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스승을 모른다던 베드로를 따라갔었나
잔악한 로마 병사들 틈에 끼어 있었나
기적이 궁금한 구경꾼들 속에 있었나
너 어디 있었나
주님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두려워 달아난 제자들처럼 떨고 있었나
진실을 고백한 백부장처럼 당당했었나
십자가 아래 여인들처럼 울고 있었나
말해 보아라, 사람아 너 사람아
그날 너 어디 있었나
너 지금은 어느 줄에 서 있나
-문예지 ‘한국가톨릭문학’에서-

----------------------------------------------------

▶김형영=약력:1966년 ‘문학춘추’로 등단,
시집 ‘모기들은 혼자서도 소리를 친다’ ‘낮은 수평선’
‘나무 안에서’등. 현대문학상, 한국시협상,
한국가톨릭문학상, 구상문학상 수상.
2014년 08월 13일(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