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선짜장
⊙박성민⊙
부드러운 면발은 굳은 지 이미 오래,
이 굳은 짜장면이 삼선이나 했다니!
가끔씩 국회의사당에
출근하는 짜장들
북경반점 철밥통에 너무 오래 담겨졌나
한 쪽으로 몰려서 달라붙은 짜장면
힘없는 나무젓가락만
툭, 하고 부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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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1965 전남 목포 출생 전남일보 신춘문예 시(2002),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2009) 당선 시조집 '쌍봉낙타의 꿈'. 제2회 천강문학상 우수상(시조) 수상
짜장면은 부드러운 면발이 생명이다. 그런데 굳은 지가 이미 오래되어 맛있게 먹을 수 가 없다. 그것도 보통 짜장이 아닌 삼선 짜장이…. 어렵게 쟁취한 빛나는 삼선. 삼선씩 이나 해 놓고 아니 삼선이나 했으면서 이 짜장들은 이미 굳어 버려 움직이기가 힘들다.
그래도 가끔씩 출근하여 세비는 받아 챙긴다. 안전하게 지켜주는 철밥통에 너무 오래 머문 탓일까. 한쪽으로만 몰려 있어 도무지 섞이지도 않는다. 힘없는 나무젓가락만 툭 부러지고 서민의 바람도 툭툭 부러져간다. 요즘 여의도의 슬픈 그림을 보는 것 같다.
이옥진·시조시인 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 기획 kookje.co.kr/201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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