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고향 가서
논과 밭에 가득 피었을 옛 웃음들을
따라 웃지 못하고
난데없는 농촌의 적막에 놀라
어쩌겠나 털 없는
허수아비 하나 심어놓고 왔다
비어있는 땅
고조선의 노인이 내려와 논다
-시집 ‘광야의 씨앗’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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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익=충남 부여 출신.
196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산바람 소리’ ‘기다린 사람들이 온다’ 등.
평론집 ‘시와 유혹’ 등. ‘윤동주 문학상’ 등 수상.
munhwa.com/2014년 10월 08일(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