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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김영승-반성21**
바다와바람
2014. 10. 1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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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21
⊙김영승⊙
친구들이 나한테 모두 한마디씩 했다. 너는 이제 폐인이라고 규영이가 말했다. 너는 바보가 되었다고
준행이가 말했다. 네 얘길 누가 믿을 수 있느냐고 현이가 말했다, 넌 다시 할 수 있다고 승기가 말했다.
모두들 한 일 년 술을 끊으면 혹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술 먹자, 눈 온다, 삼용이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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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승=(1959~ )인천 출생, 1986년 계간 <세계의 문학> 등단 시집 <반성><車에 실려 가는 車><취객의 꿈> <심판처럼 두려운 사랑>(장정일과의 2인시집) <아름다운 폐인><권태><무소유보다 더 찬란한 극빈> <몸 하나의 사랑><흐르는 인생은 저승차를 타고 간다> 에세이집 <오늘 하루의 죽음>
외롭고 텅 빈 마음, 텅 빈 위장에 흘려보내는 술은 여름 볕에 달궈진 유리를 갈아 마시는 것 같지. 날카롭고 뜨거운 술. 술이 술을 부르고 말이 말을 부르고 대화가 흩어지기 시작할 때, 당신의 친구들은 말한다.
너는 이제 폐인이 되었다고, 바보가 되었다고, 한 일 년 술을 끊으면 혹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술 먹자, 눈 온다, 라는 친구의 말은 차라리 아름답다. 김영승 시인의 시집 『반성』을 다시 읽는 밤. 여전히 유쾌하고 쓸쓸한 허심탄회의 시편들.
<황병승·시인> joins.com/201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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