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가슴의― 詩
**[국제시단]김유진-설거지**
바다와바람
2014. 10. 2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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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김유진◇ 씻어야 할 아이들이 쌓여 있다 앞치마를 두르며 긴 소매를 접는다
무너지는 아이들을 붙잡고 쏟지 말자는 생각을 한다
잘 닦아놓은 아이들 위에 햇빛이 비칠 때 닦는 일이 쏟아내는 일이었음을 알고 다 쏟아내려 했던 그날이 떠오른다
사람들이 가로수의 가지를 잘라내고 있다 아무리 작은 나무라도 가지는 뻗는다
아이들이 가득 놓여 있다 우린 그 아이들을 다 닦지 못해서 계절 내내 소매를 걷고 있다
화장터 앞에서 긴 소매를 접은 그녀가 어머니가 남긴 아이들을 포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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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2014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시작 노트〉 아침이면 반짝이는 마음으로 제 일을 찾아 나가는 사람들, 저녁이면 하루 내 먼지 낀 마음을 씻어 잠자리에 눕는 사람들, 우리는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을 설거지하며 사는 사람들.
kookje.co.kr/1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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