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교 호반의 하루
◇김문선◇
등 굽은 해오라기
간 밤 짝을 찾아 헤매다가
둘레길 채운 부들 숲에서 선잠 들고
눈 뜬 오로라 낮 씻은 자리
성급한 태양이 들어와 물안개 걷어낸다
짝을 지은 연인들, 유영하는 잉어 불러
먹이를 던져주고
짓궂은 젊음이 물수제비를 날려
어릴 적 추억을 더듬는데
너는 멈춘 곳에서 먼데 보며 한가롭고
나는 벤치에서 반안半眼으로 사색한다
네가 보낸 시간은 짝을 찾는 일이고
내가 넘긴 시절은 짝을 보낸 일이니
우린 짐짓 닮은 듯 다르구나
할 일 끝낸 태양을 보내야 하는 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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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선=경남 거창 출생
<서울문학>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문학사료발굴위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회원
한국 경기시인협회회원
시집 <그곳에 있는 너>
수필집 <잠들지 않는 바람의 신>
김문선 | webmaster@kyeonggi.com
kyeonggi.com/2014.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