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립양산 ◇이태순◇ 햇살 몇 개 부러진
오후만큼 기울어진 둥근 꽃밭 확 펼치자
무더웠던 그 여름 울 엄마
꽃송이 지고 내 생이 든 꽃그늘
꽃물이 뚝뚝 질까 아까워 들지 못했을,
입술연지 훅 퍼지는 꽃밭 빙빙 돌리며
접었다 펴보는 사이 간간이 꽃이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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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순=2005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조집 '따뜻한 혀' 등.시집『 경건한 집 』출간. 2007년 오늘의 젊은시조시인상 수상. 2010년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수상. 화려한 꽃들이 그려진 엄마의 양산은 꽃밭이다. 색이 바래질까 애지중지하며 여름에도 아까워 잘 펴지 못했을 엄마의 양산. 그러나 이제 여름도 가고 어머니도 가시고 낡은 그 양산을 간직하는 딸의 마음은 애잔하다. 접었다 펴보는 사이 간간이 엄마 냄새가 꽃으로, 그리움으로 핀다.
정희경·시조시인 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 기획 kookje.co.kr/201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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