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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집 -김영순-
간판은 안 걸려도 소문으로 아는 집 정이월 죽순도 없이 덩그러니 대나무
저 혼자 나부끼다가 잠시 멎은 저녁 무렵
빨간 깃발 하얀 깃발 내게도 강림하시는가 복채 따라 그리움 따라 널뛰기하는 마당엔
거짓말 환하게 피었네 백매이듯 홍매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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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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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순=(1965)제주출생 제주보건소근무 무진주문학신인상수상,시부분 한국사이버문학인협회제주 지회장/ 한국복지문학에술인협회제주지회장 무진주문학인협회이사/무진주사랑봉사회운영이사/ 무진주문화마당 이사
설 지나고 은근히 붐비는 데가 있으니 바로 점집이다. 새해 운세를 알기보다 어쩌면 좋은 말을 듣고 싶어 더 찾는지도 모른다. 앞날을 어찌 알까만, 더러 불길한 점괘가 나와도 복채 더 주고 액땜을 하면 된다니 이래저래 서로 손해날 게 없는 일이다. 그러니 '소문으로 아는' 그런 신통한 점집들이야말로 '정이월'이 환한 대목이겠다.
점은 우리만 아니라 세계인이 즐기는 것 같다. 타로점, 커피점 등 방법도 다양하다. 어떤 점 은 깃발을 뽑는데 '빨간 깃발 하얀 깃발' 강림도 하나 보다. '복채따라' 하는 '널뛰기'라면 뻔한 노릇이지만 같이 뛰면서 또 다른 신명도 지피겠다.
그렇게 가지각색 사연을 푸는 동안 예방도 치유도 되리라. 하지만 '거짓말 환하게 피겠네'는 믿을 수 없는 점에 날리는 한방이다. 그래도 '백매이듯 홍매이듯' 피운 말로 힘을 얻어 나아 갈 수 있다면 착한 거짓말이리.
정수자 시조시인[가슴으로 읽는 시조] Chosun.com/201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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