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는 우표였다 ? 번지 없는 굴참나무나 은사시나무의 귀퉁이에 붙어살던 한 장 한 장의 우표였다 그가 여름 내내 보내던 울음의 소인을 저 나무들은 다 받아 보았을까 네가 그늘로 한 시절을 섬기는 동안 여름은 가고 뚝뚝 떨어져 나갔을 때에야 매미는 곁에 잠시 살다간 더운 바람쯤으로 기억될 것이지만 그가 울고 간 세월이 알알이 숲 속에 적혀 있는 한 우리는 또 무엇을 견디며 살아야 하는 것이냐
▶김경주=(1976~ )광주 출생. 서강대학교 철학과 졸업. 2003년 대한매일 신춘문예 등단. 시집『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기담』『시차의 눈을 달랜다』를 냈으며 그밖의 책으로『패스포트』『밀어』『자고 있어 곁이니까』외 다수가 있다. 2009년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
매미소리 더해져 더욱 여름의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여름방학과 휴가의 시간입니다.
제 생을 뜨겁게 살다가는 매미의 한철, 우리도 그렇게 뜨겁게 살고 있습니다만 때로 재충전이 필요하지요.
여건이야 서로 다르겠지만 그래도 잠깐 갖는 휴식의 시간, 마음껏 누리고 더욱 많은 힘을 보충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