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새
◆이석래◆
온기 없는 벽을 향해 콘크리트 못을 친다
박히지 않으려는 억지 부린 고집 꺾고
메마른 가슴 같은 벽
조금조금 박힌다
단단히 굳어버린 시멘트 철근 틈새
야문 것 속에서도 트이는 숨통 길은
시원한 금강산 폭포
액자를 걸 못이다
어느덧 딱딱하게 굳어져 가는 머리
갈수록 물기 없는 마른 가슴 뚫어 갈 길
내게도 그런 못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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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래=2006년 '문예춘추'로 시 등단,
2008년 '부산시조'로 시조 등단. 새부산시인협회장.
'한국동서문학' 발행인. 시집 '사계의 노래' 등.
〈시작노트〉
굳어져 가는 나를 향해, 메말라 가는 가슴을 향해, 그리고 답답한 세상을 향해 시원한 액자
를 걸 못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휘어지지도 않고 오랜 시간에도 굳건히 버틸 수 있는 대못
하나, 오늘 내게 있었으면 좋겠다.
kookje.co.kr/2015-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