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굴벽화
◈서규정◈
내 숨 내쉴 틈도 없이 바쁜 화물열차로
너를 뚫고 지나간 적이 있다
수천 수 만 번도 더
사랑아
그때마다
터널 속의 변죽은, 갈라터진 벽 틈을
기적소리와 물방울로
채웠다는 것으로 대신할게

---------------------------------------------------------------

▶서규정=전북 완주 삼례 출생
199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집 [황야의 정거장](1992) [하체의 고향](1995)
[직녀에게](1999, 빛남) [겨울 수선화](2004, 고요아침)
[참 잘 익은 무릎](2010, 전망)<그러니까 비는, 객지에서
먼저 젖는다> 제10회 부산작가상 수상 (2010).
〈시작노트〉
사랑, 서로 바라보며 머무르는 게 아니라 그저 그냥 스쳐지나가는 것이라 믿는다, 기쁨과
슬픔을 젖히고 또 다른 신명이 오르는 이순의 장르에 들어섰다.
kookje.co.kr/2016-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