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혹 혹은 봄밤
◈박화남◈
잠 못 드는 암고양이 어둠을 울려놓고
울음은 내 옆에서 꽃잎처럼 떨어집니다
날마다 숨 밖에 서서
리듬을 잃는 당신
박자와 박자 사이 별빛처럼 흔들릴 때
나도 모를 추임새로 마른침 삼킵니다
불룩한 세상의 불면
읽고 가는 새벽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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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남=(1967~ )경북 김천 출생.
중앙일보 주최 2015년 중앙신인문학상 당선.
계명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근무. ‘교상학당’ 시조아카데미 회원.
<시작노트>
고양이처럼 어둠을 핥아보고 더듬어보는 봄밤입니다. 문득 잠든 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다
가만히 숨의 박자를 따라 가봅니다. 리듬을 놓치는 걸 보면 오늘 하루도 마음이 많이 저렸
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