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 화
◈배영옥◈
손끝에서 피어나는 저 꽃의 말들을
좀처럼 읽을 수 없다
허공에 뱉은 말들
팔랑팔랑
운명을 거부하는 말의 꽃들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금방 사라지고 말 꽃의 날개들
말을 다 뱉어내고도
꽃섬 가득
흩날리는 꽃잎들
손끝에서 사라지는 그리움의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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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옥=(1966~ )199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누군가 나를 읽고 있다>로 시부문 당선
언어 지배의 상상계(자크 라캉)가 가혹한 것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조차 표현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입의 언어가 아니면 손의 말이라도 해야 하는 세계. 그러나 말은 실재(實
在)를 다 담지 못한다. 담아내지 못한 실재의 부분들 때문에 모든 말에는 아쉬움과 그리움
이 묻어 있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6.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