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췌·비(4)-간경변증**

2011. 11. 1. 21:52″``°☆건강과음식/◈의학정보방

 

 

 

 

◈간·담·췌·비(4)-간경변증◈ 

 

몇 개월만의 업댓인지... ㅠㅠ
바쁘다는 핑계로 게을러진 내 자신을 책망하며
나름대로의 사명감에 좀 더 충실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상인 건강한 간(좌)과 간경병증에 이환된 간(우)

흔히 간경화증(肝硬化症)이라고도 하는 간경변증(肝硬變症, liver cirrhosis(LC))

한자의 뜻 그대로 '간이 딱딱해지는 병'
을 말합니다.
좀 더 유식하게 말하자면,
간조직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있어서 간세포가 광범위하게 파괴되고,
그 자리에 섬유조직의 증식과 재생성 결절(regenerative nodule, 간경변증 등에 특징적인 작은 덩어리)이 형성되어,
2차적으로 간내 혈관의 변형과 간기능의 저하를 초래하는 질환을 말합니다.
간경변증간암(liver cancer)으로 발전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그 자체만으로도 간기능의 부전 등을 초래하여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정상인 건강한 간(좌)과 간경병증에 이환된 간(우)


간경변증의 원인

앞서 언급되었듯이 간경변증의 가장 큰 원인은 간조직의 만성적인 염증입니다.
즉, 만성간염(chronic hepatitis)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질환은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B형간염(hepatitis B)C형간염(hepatitis C)이 만성화 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만성 B형간염(chronic hepatitis B)간경변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간·담·췌·비(2)-바이러스성 간염'참조)

또한 간독성 물질에 노출되거나 그러한 약제를  복용함으로써 발생한 중독성간염(toxipathic hepatitis)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장기간 과량의 음주후에 발생하는 알코올성 간염(alcoholic hepatitis)이 원인이 되는
알코올성 간경변증(alcoholic liver cirrhosis)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알코올성 간염알코올성 지방간(alcoholic fatty liver) 상태가 오래 지속되어 발생합니다.
그러나, 알코올 이외의 원인으로도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는데,
장기간의 고농도의 지방식 등의 과영양 섭취로 인한 비만이나 당뇨병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로
이를 비알코올성 지방간증(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
,
또는 비알코올성 지방성 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
이라고 하며,
만성적으로 지속될 때에는 역시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
간·담·췌·비(3)-알코올성 간염 및 기타 간염' 참조)
 
알코올에 의한 간손상의 과정

이 외에 간정맥(hepatic vein)이 막히는 질환인
바드-키아리 증후군(Budd-Chiari syndrome, 간정맥폐쇄증후군(Hepatic venous obstruction syndrome ))
오래 지속되었을 때에도 간경변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철 대사의 이상으로 철분이 축적되는 혈색소증(hemochromatosis)이나
구리 대사의 이상으로 구리가 축적되는 윌슨씨 병(Wilson's disease)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가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으로 여겨지는
원발성 담즙성 간경변증(primary biliary cirrhosis)의 경우도 있습니다.


증상 및 경과

간경변증은 상당히 경과되었어도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전 글에서 설명했듯이
간은 전체 용량의 40% 정도만 남더라도 그 기능에 특별한 문제 없이 정상크기로 회복될 수 있으며,
간경변증에서 발생하는 간의 섬유화 자체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간경변증이 심해져서 간기능부전(hepatic failure)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것입니다.
때문에, 증상이 나타날 시점에는 이미 간경변증이 상당히 경과된 이후라는 의미가 되며,
증상만으로는 간경변증을 초기에 진단하기 어렵습니다.

간경변증의 전신증상은 온 몸이 나른하고(general weakness and fatigue),
식욕이 없으며(poor appetite),
헛배가 부르고(abdomina discomfort and distension)
구역감이 생기고(nausea and retching)
설사 또는 변비(diarrhea or constipation)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만성간염의 전신증상과 매우 유사합니다.

간경변간기능부전으로 진행되면서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데,
흔히 만성간염
혼재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1. 황달(Jaund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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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 공막(흰자위)에 나타난 황달 소견(좌)과 전신 피부에 나타난 황달 소견(우)

황달(jaundice)
이란 황색의 빌리루빈(bilirubin, 담즙색소)이 몸에 필요 이상으로 과다하게 쌓여
눈의 흰자위(공막, sclera)나 피부, 점막(mucosa) 등에 노랗게 착색되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에서 담즙색소(빌리루빈)란
혈색소(헤모글로빈, hemoglobin)와 같이 철분을 포함하고 있는 특수 단백질이
체내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대사산물로,
주로 파괴된 혈색소를 재료로 망상직내피세포계(reticuloendothelial system)에서 생성되는 물질입니다.
생성된 빌리루빈은 알부민과 결합된 상태로 혈장내에 존재하는데,
이를 간접빌리루빈(indirect bilirubin(=unconjugated bilirubin), 유리형 담즙색소)이라고 하고,
이 간접빌리루빈이 간을 거치면서 알부민이 분리되고
글루크론산(glucuronic acid)과 화합되면
직접빌리루빈(direct bilirubin(=conjugated bilirubin), 포합형 담즙색소)이 됩니다.
직접빌리루빈은 담즙(bile juice)의 한 성분으로 담도(bile duct)를 거쳐 십이지장으로 배설됩니다.
장관에 들어온 빌리루빈은 장내 세균에 의하여 유로빌리노겐(urobilinogen)으로 환원된 후
변으로 배설되거나 재흡수되어 복잡한 순환을 하게됩니다.
(빌리루빈의 대사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뭐... 이미 머리아프기는 합니다만...ㅠㅠ)
 
빌리루빈 대사의 모식도

어떤 원인으로 이러한 빌리루빈 대사가 영향을 받아서 혈액내의 빌리루빈 양이 증가되면
이를 고빌리루빈혈증(hyperbilirubinemia)이라고 하며,
외관상 황달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됩니다.

혈액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빌리루빈의 양은
간접빌리루빈이 0.8㎎/㎗ 이하이고 직접빌리루빈이 0.4㎎/㎗ 이하입니다.
고빌리루빈혈증은 둘을 합한 총빌리루빈(total bilirubin) 농도가 정상인 1.2㎎/㎗ 보다 높을 때를 말하며
고빌리루빈혈증에 의한 황달은 그 원인에 따라
용혈성 황달(hemolytic jaundice),
간세포성 황달(hepatocytic jaundice),
폐색성 황달(obstructive jaundice)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용혈성 황달(hemolytic jaundice)
말초혈액에서
적혈구
가 많이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주로 간접빌리루빈의 농도가 증가하며,
각종 용혈성 질환에서 관찰됩니다.
간세포성 황달(hepatocytic jaundice)
간세포
가 손상되어 빌리루빈을 처리하고 배설시키는 기능이 저하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대부분 간접빌리루빈직접빌리루빈의 농도가 동시에 증가되며
대표적으로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acute viral hepatitis)
에서 발생하는 황달이 있습니다.
폐색성 황달(obstructive jaundice)
빌리루빈이 배설되는 통로인 담도계(biliary system) 좁아지거나 막혀서 담
이 배설되지 못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주로 직접빌리루빈의 농도가 증가하며,
담석증(cholelithiasis)이나 담도염(cholangitis)
등에서 발생하는 황달의 경우입니다.

간경변증에서 발생하는 황달
간의 섬유화 때문에 미세담도가 막혀서
배설되지 못한 직접빌리루빈이 피부로 역류하여 발생하기 때문에
폐색성황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간경변증간염과 혼재되어 있을 때에는 간세포의 손상이 동반되므로
간접빌리루빈과 직접빌리루빈이 동시에 증가하는 간세포성황달의 특징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2. 복수(ascites) 및 부종(edema)
 
복수의 외관소견

복수(腹水, ascites)란 말 그대로 배에 물이 차는 것을 말하며,
부종(edema)이란 몸이 붓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몸의 혈액에는 여러 종류의 단백질이 있는데,
이 단백질의 역할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혈관내의 삼투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
'간·담·췌·비(1)-간의 구조와 기능' 참조)
이 단백질 중에서도 특히 간에서 합성되는 알부민(albumine)의 역할이 중요한데,
간기능부전이 발생한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간에서의 알부민의 합성이 저하되기 때문에
혈액내의 알부민 양이 감소하여
혈관 내외의 삼투압 차이로 부종(edema)이나 복수가 발생하게됩니다.
즉, 혈액 속의 단백질이 부족해져서 혈관내의 삼투압이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삼투압이 높아진 혈관 밖으로 혈액 속의 수분이 이동하여 부종이 발생하고,
특히 빠져나온 수분이 복강(abdominal cavity) 내에 모여서 복수를 형성합니다.
 
복수가 찬 간경변증 환자의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소견
울퉁불퉁한 모양의 간과 정상보다 커진 비장을 관찰할 수 있다.


이때 발생하는 부종은 주로 하지에 잘 발생하며,
특징적으로 부종이 발생된 부위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함몰된 부분이 잘 회복되니 않고 오목하게 남아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
이를 함요부종(pitting edema, 오목부종)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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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부종(좌)과 함요부종(우)

간경변증 환자에서 발생한 복수가 오래 지속되었을 때의 문제중 하나가
특별한 원인 없이 복막염(腹膜炎, peritonitis)이 발생할 수 있다는것입니다.
대부분의 복막염은 위나 장이 터져서 그 내용물로 복강내가 오염되거나
외상이나 복부 수술로 복강이 열려서 외부의 세균이 침투하는 등의 선행 요인이 있으며,
이러한 복막염이차성 복막염(secondary peritonitis)라고 합니다.
그런데, 복수가 차있는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그러한 선행 요인 없이 저절로 세균에 감염되어 복막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일차성 복막염(primary peritonitis), 혹은 자발성(특발성) 복막염(spontaneous peritonitis)이라고 합니다.
(세균에 감염되어 발생한 복막염이기 때문에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spontaneous bacterial peritonitis)이라고도 합니다.)
복강내의 복수 때문에 장벽이 약해져서 장 속의 세균들이 복강내로 빠져 나와 발생하는 것으로,
간경변증 환자의 면역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쉽게 세균에 감염될 수 있는것입니다.
자발성 복막염은 사망률이 높은 합병증이기 때문에,
복수가 찬 간경변증 환자에서 복통과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발성 복막염을 생각하고 치료를 서둘러야 합니다.
초기에 3세대 세파계열 항생제를 사용하면 비교적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나,
패혈증(sepsis)으로 진행되면 예후가 좋지 못합니다.
또한 자발성 복막염이 발생할 정도의 환자는
그만큼 간경변증이 심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자발성 복막염이 발생한 간경변증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1~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3. 여성화(feminization) 현상
간은 몇 종류의 단백질 대사에 관여하는데
댜표적으로 여성호르몬을 파괴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
'간·담·췌·비(1)-간의 구조와 기능' 참조)
그런데, 간기능부전이 동반된 간경변증에서는 그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기 때문에,
파괴되지 못한 여성호르몬이 체내에 증가하여
남성에게 여성화(feminization)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여성화 현상으로 유방이 커지는 여성형 유방(gynecomastia)이 나타날 수 있으며,
고환 위축(testicular atrophy) 등이 발생하거나
 치모(pubic hair)가 소실되기도 합니다.
 
남성에게 발생한 여성형 유방(gynecomastia)

여성형 유방간경변증 환자에게서 뿐만아니라
호르몬이 불균형해지는 성장기의 소년이나 노년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주로 한쪽 유방에만 나타납니다.

4. 거미양 혈관종(spider angioma) 및 수장홍반(palmar erythema)
거미양 혈관종(spider angioma)은 일종의 모세혈관 확장증(telangiectasis)으로,
피부밑의 세동맥(arteriole)을 중심으로 확장된 모세혈관(capillary)이 방사선으로 뻗어나간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주로 얼굴과 목, 가슴에 잘 발생하며 팔, 다리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간경변증 환자의 약 1/3에서 이 거미양 혈관종을 관찰할 수 있으며,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 및 임산부에서도 발생할 수 있고,
특별한 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특히 여성)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정확한 발생 기전은 아직 알려지 있지 않으나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의 증가와 연관이 있을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거미양 혈관종 자체로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나,
한번 발생하면 저절로 좋아지지 않기 때문에
미용 목적으로 레이저를 이용한 소작술(cauterization)로 치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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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양 혈관종(spider angioma)

수장홍반(手掌紅斑, palmar erythema)은 손바닥에 생기는 붉은색 반점으로
주로 엄지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이 손목과 만나는 손바닥 가장자리에 나타납니다.
거미양 혈관종과 마찬가지로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발생하는 반점으로,
역시 여성호르몬의 증가와 연관이 있을것으로 여겨집니다.
이 반점은 압력을 가하면 사라졌다가 다시 생기는데,
거의 모든 간경변증 환자에게서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 수장홍반이 있다고 해서 모두 간질환이 있는것은 아니며,
정상적인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나타날 수도 있고,
임산부나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및 백혈병(leukemia) 환자,
또는 갑상선기능항진증(hyperthyroidism) 환자 등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수장홍반(palmar erythema)

5. 정맥류(varix)
정맥류(varix)란 정맥의 일부가 확장되어 있는것을 말하며,
식도 벽의 혈관이 확장된 것을 식도정맥류(esophageal varix)라고 하고,
위 벽의 혈관이 확장되어 있는 것을 위정맥류(gastric varix)라고 합니다.
(
'위장관 질환(10)-급성 위장관 출혈' 참조)
간경변증에서 나타나는 정맥류
간의 섬유화로 인하여 간을 통과하는 혈관이 막힘으로 발생하는 문맥 고혈압증(portal hypertension)
그 원인이 됩니다.

앞서 '
위장관 질환(10)-급성 위장관 출혈' 편에 설명되어 있기는 합니다만
여기서 다시 한번 문맥순환(portal circulation)과  문맥 고혈압증(portal hypertension) 대해
이야기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몸의 혈액순환(blood circulation)은
크게 체순환(systemic circulation)과 폐순환(pulmonary circulation)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체순환(systemic circulation, 대순환)
좌심실(left ventricle)에서 뿜어져나온 혈액이 대동맥(aorta), 동맥(artery), 소동맥(arteriole)을 거쳐서
각 장기의 모세혈관(capillary)에서 산소와 영양분 등의 교환이 이루어진 후
소정맥(venule), 정맥(vein), 대정맥(vena cava)을 거쳐서 우심방(right atrium)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말하고,
폐순환(pulmonary circulation)
우심실(right ventricle)에서 뿜어져나온 혈액이 폐동맥(pulmonary artery)을 거쳐서
폐의 폐포(alveolus)를 둘러싸고 있는 모세혈관에서 이산화탄소와 산소의 교환이 이루어진 후
폐정맥(pulmonary vein)을 통해 좌심방(left atrium)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여기에 문맥순환(portal circulation)을 따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이는 체순환의 일부로
장의 융모(villus)내의 모세혈관에서 나온 혈액과 비장(spleen)을 거쳐서 나온 혈액이
간문맥(portal vein)을 통해 간으로 들어간 후
간정맥(hepatic vein), 상대정맥(superior vena cava)을 거쳐서 심장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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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순환(문맥순환 포함)과 폐순환으로 이루어진 전체 혈액순환의 모식도(좌)와
문맥순환의 모식도(우)


이 문맥순환의 일부가 막히면 문맥압이 상승하는데
그러한 상태를 문맥고혈압증(portal hypertension, 문맥압 항진증)이라고 합니다.
문맥고혈압증을 일으키는 원인중 90% 정도가 간경변증
으로,
간의 섬유화 때문에 간 내부의 혈관이 막혀서
간문맥으로 들어온 혈액이 간정맥으로 빠져나갈 수가 없게되므로
결국은 문맥압이 상승하여 문맥고혈압증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 때에 문맥내의 혈액이 간을 통하지 않고 심장으로 들어가기 위한 우회로로
정상에서는 아주 작은 정맥혈관들이 수 배, 혹은 수 십배 팽창하게 되는데,
이를 정맥류(varix, 복수형 varices)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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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맥고혈압증에서 우회 정맥의 모식도

간경변증에서 발생하는 정맥류 중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것은
식도정맥류(esophageal varix)위정맥류(gastric varix)로,
상부위장관출혈(upper gastrointestinal hemorrhage)
을 일으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
'위장관 질환(10)-급성 위장관 출혈'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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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정맥류(좌)와 위정맥류(우)의 내시경 소견

간경변증으로 인한 문맥고혈압증에서,
우회 정맥의 하나로 배꼽 주면의 복벽정맥(abdominal wall vein)이 확장되면
배꼽을 중심으로 구불구불한 정맥이 뻗어나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
그 모양이 그리스 신화에서 머리카락이 뱀으로 된 메두사를 닮았다고 하여
'메두사 머리(Caput Medusae)'라고 부릅니다.
 
페르세우스에게 목 잘려 죽은 불쌍한(?) 메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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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변증 환자의 복벽에 나타난 메두사의 머리(Caput Medusae)

6. 혈액응고 장애(coagulopathy)
간기능부전이 진행된 간경변증 환자에게서
지혈이 잘 되지 않는다든지
특별한 이유 없이 코피가 나거나 잇몸에 피가 나는 등의 출혈성 경향(hemorrhagic tendency)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혈액응고 장애(cagulopathy)로 인한 것으로,
그 원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선, 혈소판(platelet)의 수가 감소하는 혈소판감소증(thrombocytopenia)이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이는 비종대(splenomegaly)로 인한 비기능항진증(hypersplenism) 때문입니다.
앞서 설명되었듯이 간경변증문맥고혈압증을 일으킬 수 있고,
문맥고혈압증으로 인하여 비장내에 혈액이 저류되어 비장이 커지는
울혈성 비종대(congestive splenomegaly)가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비종대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으나,
크기가 커진 만큼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항진된 비기능항진증(hypersplenism)까지 동반되면
비장에서 많은 양의 혈소판이 파괴되어
결국 혈소판감소증으로까지 진행되는 것입니다.

혈액응고 장애가 발생하는 다른 원인으로
응고인자(clotting factor)의 감소를 들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되었듯이
간기능부전
이 진행된 간경변증에서는 단백질 합성이 저하됩니다.
간에서 생성되는 단백질 중에는
피브리노겐(fibrinogen)이나 프로트롬빈(prothrombin) 같은 응고인자들도 있는데,
간경변증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잘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혈액응고 장애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
'간·담·췌·비(1)-간의 구조와 기능' 참조)
또한, 담즙의 저류로 인하여 응고인자 중 하나인 비타민 K(vitamine K)가 잘 흡수되지 않는것도
혈액응고 장애의 한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7. 간성혼수(hepatic encephalopathy)
간이 해독작용을 한다는 것 쯤은 상식으로 거의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이라 생각합니다.
그 해독작용 중의 하나로 중요한 것이
체내에서 생성된 암모니아(ammonia)를 대사시키는 것입니다.
(
'간·담·췌·비(1)-간의 구조와 기능' 참조)
암모니아는
단백질에서 분해된 아미노산이 에너지원으로 쓰일 때 생성된 부산물로
체내에 축적되면 독성이 생기는 물질입니다.
따라서 바로 체외로 배출시키든지
좀 더 독성이 약한 물질인 요소(urea)로 전환하여 소변으로 잠시 저장하였다가 배출시킵니다.
암모니아를 요소로 변환시키는 작용을 바로 간에서 하는데
그 반응 경로를 오르니틴 회로(ornithine cycle, 요소 회로(urea cycle))라고 합니다.
 
오르니틴 회로(ornithine cycle, 요소 회로(urea cycle))의 모식도

간경변증에서 간기능부전이 발생하면 이 오르니틴 회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요소로 전환되지 못한 암모니아가 혈액속에 증가하게 되고,
이 혈액이 뇌에 도달하면 암모니아의 독성 때문에 중추신경계가 억압되어 의식의 변화를 초래하는데
이를 간성혼수(睡, hepatic encephalopathy)라고 합니다.

간성혼수의 초기에는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눈치챌 수 없는 경미한 증상으로
기분이 들뜨는 정도의 성격 변화를 보이는 정도였다가,
점차 지남력(orientation)이 저하되면서 주변 환경에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등 증상이 심해지고,
마침내는 혼수상태(comma)에 빠져 사망하게 됩니다.
(지남력(
力, orientation): 현재 자신이 처한 시간적, 공간적 상황을 바르게 파악하여
이것과 관계되는 주위 사람이나 대상을 똑똑히 인지할 수 있는 능력
)

간기능부전 외에도 간성혼수는 여러가지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데,
엎서 언급된 문맥압항진증에서
측부혈행로(路, collateral circulation)의 발달 때문에
소화기관에서 흡수된 다량의 독성물질이 간을 통과하지 않고 바로
대순환
으로 유입되는 경우에도
간성혼수가 발생할 수 있고,
간기능의 저하로 뇌의 대사에 필요한 물질이 합성되지 않는 경우나,
각 조직 자체가 괴사(necrosis) 되면서 다량의 독성 물질이 생기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암모니아 외에 아민(amine)이나 분자량이 작은 지방(short-chain fatty acids) 등도
뇌세포로 침투하여 중추신경 장애를 일으키는 독성물질이 될 수 있으나,
간성혼수를 일으키는 독성물질은 대부분 단백질의 대사산물이기 때문에
간성혼수 환자에게는 단백질 섭취를 제한 해야 합니다.
물론 간 질환 환자의 치료 원칙이 '고단백 고영양식'이기는 합니다만,
과량의 단백질 섭취는 간성혼수를 일으키는 위험인자로 작용하기 때문에
간성혼수가 발생했거나 발생 위험이 있을 때에는
최소량의 단백질만 섭취할 수 있도록 하고,
대신 부족한 열량은 고농도 포도당으로 충분히 보충하여 근육에서 단백질이 분해되는것을 억제해야 합니다.

과량의 단백질 섭취 외에 간성혼수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인자로는
변비, 탈수, 염증, 위장관 출혈, 안정제 및 과량의 이뇨제 복용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간성혼수를 치료할 때에는
원인이 될 수 있는 위험인자를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 됩니다.
즉, 변비가 있을 때에는 관장(enema) 등을 통해서 변비를 해소하고,
수분 및 전해질을 보충하여 탈수를 개선하거나,
항생제 등을 사용하여 염증을 치료해야 합니다.
이 외에 위장관 출혈에 대한 처치를 한다든지
투여되는 약물을 조절하는것도 필요하며,
글루탐산(glutamic acid)이나 아르기닌(arginine) 등을 투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간경변증 환자에서 발생한 간성혼수는 일단 혼수상태에 빠지면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8. 간신증후군(hepatorenal syndrome)
간신증후군(, hepatorenal syndrome)이란
간과 신장의 기능이 동시에 저하되는 일련의 증후군(syndrome)으로,
진행된 간경변증 환자에게서 잘 발생합니다.
이는 신장 자체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체내의 수분 균형이 맞지 않아서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즉, 신장의 형태학적 이상 없이 기능성 신부전증(renal failure)이 발생한 상태로,
소변내 나트륨 배설이 감소되고(urine Na(sodium) < 10 mmol/L)
소변량이 줄어드는 핍뇨(oliguria)가 나타나며,
혈액내의 질소 함유 화합물 농도가 높아지는 질소혈증(azotemia)을 특징으로 합니다.
간신증후군의 정확한 발병기전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전체적인 신혈관 수축 때문에 신혈류의 감소가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치료로 수액 및 전해질이나 알부민 등을 투여하기도 하고
혈관확장제 등을 처치하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을 시행하기도 합니다만,
대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간과 신장을 동시에 이식수술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을 정도로,
일단 발병하면 사망률이 90% 이상에 이르는 매우 치명적인 합병증입니다.

9. 기타
간경변증에서는 간의 섬유화로 인하여
포도당(glucose)으로 전환될 수 있는 글리코겐(glycogen)의 저장공간이 감소하기 때문에
쉽게 저혈당(hypoglycemia)에 빠질 수 있습니다.
(
'간·담·췌·비(1)-간의 구조와 기능' 참조)

혈중 암모니아 농도가 증가하여
입에서 쥐오줌 냄새와 같은 구취가 나기도 하며,
식도정맥류나 위정맥류에서 출혈이 있게 되면
토혈(hemetemesis)을 하거나 혈변(hematochezia), 혹은 흑색변(melena)을 보이기도 합니다.
(
'위장관 질환(10)-급성 위장관 출혈' 참조)

10. 간암(liver cancer)
간경변증이 오래 지속되면 결국 간암(liver cancer)이 됩니다.
이는 타 장기의 암에서 전이된 전이성 간암(metastatic liver cancer)과 구분되는 원발성 간암(primary liver cancer)으로
대부분이 간세포암(hepatocellular carcinoma, HCC)입니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진단

간경변증의 발생 원인이 되는 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문맥고혈압증의 징후(sign)를 발견함으로 일차적으로 간경변증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간경변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성 B형간염이나 만성 C형간염 등에 대한 검사 및
만성 알코올성간염에 대한 과거력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복수나 하지부종 등의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거미양혈관종이나 수장홍반, 혹은 복부에 확장된 혈관(메두사 머리(Capute Medusa)) 등이 관찰되는지 확인합니다.
우측 상복부에서 딱딱해진 간을 촉지할 수도 있고,
비종대가 있는 경우에는 좌측 옆구리에서 커진 비장을 촉지할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인 혈액검사로
간기능검사(liver function test, LFT)와
B형간염바이러스에 대한 항원, 항체(HBsAg/Ab) 검사,
C형간염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검사(HCV Ab) 등을 실시합니다.
이전 글인 '
간·담·췌·비(3)-알코올성 간염 및 기타 간염'에서 이야기 되기는 했습니다만
다시 한번 간기능검사의 주요 항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AST(aspartate aminotransferase)/ALT(alanine aminotransferase)
SGOT(serum glutamic oxaloacetic transaminase)/SGPT(serum glutamic pyruvic transaminase)

 

   AST와 ALT는 아미노전이효소(aminotransferase)라는 효소로, 각각 아스파르트산(aspartic acid)과 알라닌(alaine)에 작용하여 당신생(gluconeogenesis)에 관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효소들은 간세포(hepatocyte)의 세포질(cytoplasm)내에 다량으로 존재하며, 혈액 내에서는 정상적으로 대개 40 IU/L 이하로 검출됩니다. 만약 이보다 더 높은 수치로 발견된다면 그만큼 간세포가 많이 파괴되었다는것을 의미하므로,
간기능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가 됩니다. 
   다만, AST는 간세포의 세포질 뿐만 아니라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내에도 존재하며, 간세포 외에도 심근세포, 신장, 뇌, 췌장, 폐, 백혈구, 적혈구 등에도 분포하기 때문에
간질환을 진단하는데에 그 특이도가 낮은 반면, ALT는 대부분이 간세포 내의 세포질 내에 존재하기 때문에 그 특이도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간조직이 이미 심하게 손상된 간경변증 등에서 정상적인 간세포가 많이 존재하지 않은 경우에는 AST/ALT 수치가 오히려 정상에 가깝거나 낮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 수치가 간기능을 나타내는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알칼리 포스파타아제(alkaline phosphatase, ALP)

 

   알칼리 환경에서 활성화되어 인산(phosphate)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 효소로, 골조성이나 영양소의 운반에 관여합니다. 정상적인 혈중 농도는 검사법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대개 50~150 IU/L 정도이며, 주로 간이나 뼈, 혹은 장에서 나와 혈액으로 유입된 경우입니다. 식사(특히 지방식) 후에는 장에서 유래한 ALP 수치가 상승할 수 있으므로 검사시에 주의를 요합니다.
   간염이나 간경변증, 혹은 간농양(liver abscess) 등의 간 질환 뿐만 아니라 담도 폐쇄 등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담즙(bile juice)이 배출되지 못할 때에도 상승할 수 있으며, 골질환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hyperthyroidism) 등의 질환에서도 상승할 수 있습니다.

감마-지티피(γ-GTP(gamma glutamyl transpeptidase))

 

   아미노산(amino acid)을 세포안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는 효소로, 거의 모든 세포의 세포막 표면에 존재하는데, 특히 간, 담도, 콩팥 등에 많이 존재합니다.
   알칼리 포스파타아제(ALP)와 비슷한 임상적인 의의를 갖는 검사 종목으로, 혈중 ALP가 상승되어 있을 때 이 감마-지티피(γ-GTP)가 동반 상승되어 있으면 간 질환의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간 질환이 있는 환자의 90%에서 그 수치가 상승할 정도로 민감한 검사방법이기는 합니다만, 간에 특별한 이상 없이 상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간 질환 없이 단순히 알코올 섭취한것만으로도 상승하는 경우로, 이 때에는 수 일간 술을 끊는것 만으로도 정상 수치로 회복됩니다. 그 외에 신부전증(renal failure), 췌장염(pancreatitis), 갑상선기능항진증(hyperthyroidism), 류마티스 관절염, 비만 등에서도 그 수치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빌리루빈(bilirubin)

 

   앞에 언급되었듯이 빌리루빈(bilirubin, 담즙색소)은 담즙(bile juice) 성분의 일부로 혈색소(헤모글로빈, hemoglobin)와 같이 철분을 포함하고 있는 특수 단백질이 체내에서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대사산물입니다. 생성된 초기에 알부민과 결합되어 있는 빌리루빈을 간접빌리루빈(indirect bilirubin)이라고 하고, 이것이 담즙의 구성 성분이 될 수 있도록 간을 거치면서 수용성으로 변환된 것을 직접빌리루빈(direct bilirubin)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간접빌리루빈(I. bilirubin)은 외상이나 질환 등으로 인하여 적혈구가 많이 파괴될 때 상승하게 되며, 직접빌리루빈(D. bilirubin)은 간 질환이나 담도 폐쇄 등이 있을 때에 상승하게 됩니다.
   간접빌리루빈과 직접빌리루빈을 합하여 총빌리루빈(total bilirubin)이라고 하는데, 보통 간기능검사에서는 이 총빌리루빈(T. bilirubin)만 검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상 소견이 있을 때에는 간접빌리루빈과 직접빌리루빈에 대해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알부민(albumin)

 

   간에서 합성되는 알부민(albumin)은 인체의 혈청 단백질(serum protein)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투압(osmotic pressure)을 유지하여 순환혈액량을 조절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간에서 생산되는 단백질의 약 1/4이 알부민으로, 간기능부전이 있을 때에는 그 생산이 감소되어 혈청내의 알부민 농도가 감소되고, 삼투압의 불균형으로 부종이나 복수가 발생하게 됩니다.

프로트롬빈 시간(prothombin time, PT)

 

   간에서는 지혈에 관여하는 다양한 혈액응고인자(coagulation fator)들도 합성되는데, 간기능부전이 발생하면 그 생산이 감소되어 지혈에 장애가 발생하거나 출혈성 경향이 나타납니다. 간에서 생산되는 혈액응고인자에는 factor I (fibrinogen)을 비롯하여, II (prothrombin), V, VII, IX, X, XI 등이 있는데, 혈액응고 검사 중 하나인 프로트롬빈 시간(prothombin time, PT)을 측정하여 혈액응고인자의 결핍을 알아냄으로 간접적으로 간 기능의 저하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프로트롬빈 시간(PT)의 연장에 관여하는 혈액응고인자는 factor II, V, VII, X 입니다.)


대다수의 간경변증은 이학적 검사(physical examination)와 검사실 검사(laboratory study)로 진단이 가능하지만,
병의 진행 정도와 합병증의 발생 유무 등을 확인하기 위하여
복부 초음파검사(abdominal sonography)나 복부 전산화단층촬영(abdominal CT) 등의
영상검사를 보조적으로 시행합니다.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정상 간의 초음파검사 소견(좌)과 간경변증 간의 초음파검사 소견(우)
정상 간에서는 혈관 및 담관이 잘 관찰되는 반면,
간경변증에 이환된 간에서는 혈관 및 담관을 관찰하기 힘들고
우둘투둘한 간 표면과 복수를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상부위장관 내시경검사를 시행하여 식도정맥류위정맥류를 확인함으로
문맥고혈압이 발생했다는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진단은 간의 조직검사를 통하는 방법이기는 합니다만,
간경변증을 진단하기 위하여 조직검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간경변증이 발생한 경우 간암
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으므로,
정기적으로 복부 초음파검사 및 간암의 혈액 표지자인 알파 태아단백(alpha-fetoprotein, AFP) 검사를 시행하여
간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간경변증은 처음에 언급한것처럼 간내에 섬유조직이 증식되고 재생성 결절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간경변증의 치료 목표는
완치가 아니라,
증상의 진행 및 그로인한 간기능의 저하를 최대한 늦추는 데
 있습니다.

우선은 간경변증으로 진행하게 된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를 먼저 시행해야 합니다.
즉, 바이러스성 간염이 원인이 되었다면,
종류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거나
인터페론 알파(interferon-α)나 페그인터페론 알파(pegylated interferon-α)를 주사하는 등의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에  대한 치료를 먼저 시행하고,
('
간·담·췌·비(2)-바이러스성 간염'참조)
알코올성 간염이 원인이 되었다면 금주 및 영양상태 개선 등
그에 따른 처치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
간·담·췌·비(3)-알코올성 간염 및 기타 간염' 참조)

그리고, 간경변증으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에는 증상에 따라 치료를 시행합니다.

복수가 생겼을 때에는 이뇨제(diuretics)를 사용하여 조절해 주는데,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주사기를 이용하여 복수를 뽑아줍니다.
이를 유식한(?) 말로 복수천자(abdominal paracentesis)라고 합니다...^^;
복수천자시 특히 중요한 점은 뽑아내는 복수의 양이 지나치게 많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너무 많은 양을 뽑아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혈액속에서 그만큼의 수분이 빠져나기 때문에
암모니아 등의 뇌중독 물질의 혈액농도가 높아짐으로
결국 간성혼수(hepatic encephalopathy)가 발생하게 됩니다.
복수 발생의 주요한 원인이 되는 저알부민혈증(hypoalbuminemia)을 개선하기 위하여
알부민 제제(human serum albumine)를 주사하기도 하는데,
복수천자와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잠깐 알부민 제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알부민 제제는 영어로 표기한 'human serum albumine'이 의미하는 그대로
사람의 혈액 속에 있는 알부민만 따로 모아서 만든 수액제입니다.
흔히 '영양제'로 잘못 알려져 있는데,
정상적인 간기능을 가지고 있는 건강한 사람은 알부민 제제를 맞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절대!!!!! 몸에 좋을 것도 없고, 피곤이 풀리는 것도 아닙니다.
앞서 말한것처럼 간기능부전으로 복수가 발생한 환자에게서 선택적으로 쓰이기는 합니다만,
그러한 환자들 조차도 일반적인 치료 수칙을 따른다면 알부민 제제가 필요 없을 정도이며,
오히려 알부민 제제를 투여함으로 간의 알부민 합성 작용이 억제될 뿐입니다.
다만, 간경변증 환자에게서 약으로도 조절되지 않는 복수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필수적인 주사제로,
간혹 알레르기성 쇼크(allergic shock) 등의 부작용도 감당해야 하고
그 효과가 1주일 정도로 짧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사용할 때 경제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거듭 강조합니다만
알부민은 영양제가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것처럼 복수가 오래 지속된 경우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spontaneous bacterial peritonitis)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초기에 항생제를 투여하는것이 도움이 됩니다.

위나 식도의 정맥류
 출혈이 있을 경우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고무밴드 결찰술(rubbor band ligation)이나 경화요법(sclerotherapy) 등으로 출혈을 멈추게하고
증상에 따른 약물요법이나 필요시 수술적 처치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
'위장관 질환(10)-급성 위장관 출혈' 참조)

기타, 간성혼수간신증후군에 대한 적절한 예방과 처치도 필요합니다.

심한 간경변증의 경우에는 간이식(liver trasplantation)을 통해 완치에 이르는 방법도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추후에 따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분간이식 수술시 간절제 모식도
간우엽을 절제하여 수여자에게 이식한다.



식사 및 생활

간경변증의 치료 목표가 증상의 진행 및 간기능의 저하를 최대한 늦추는것이므로
일상생활, 특히 식습관의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선 간경변증으로 진단 받았다면
특별한 음식을 먹어서 간경변증을 고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흔히 민간요법에서 간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이나 약초들이
간기능이 정상인 건강한 사람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을지는 몰라도,
간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는 간경변증 환자에게는 오히려 큰 부담으로 작용하여
그나마 남아있는 간기능이 '아작'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간사랑동우회-간염등 간질환-5-1.간경변증의 진단과 치료'에서 표현을 빌려왔습니다... '아작'난다고...)

편식을 하지말고 균형잡힌 식사를 하는것이 중요합니다만
간기능의 손상 정도에 따라 식사의 원칙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는 '고단백 고영양식'이 간의 회복과 재생에 도움이 되지만
보통 단백질은 하루에 체중 1kg당 1.5g 정도 섭취하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특히, 간기능이 많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간기능부전)에는
간성혼수를 예방하기 위하여 단백질 섭취를 줄이고
대신 탄수화물 섭취를 늘려서 부족한 열량을 보충해야 합니다.
기름진 음식은 되도록 피하는것이 좋고,
비만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짠 음식을 섭취하면 복수나 부종이 발생하여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싱겁게 먹도록 해야합니다.
그러나, 잘 먹는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입맛이 떨어질 정도로 싱거운 음식은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술과 담배는 끊어야 합니다.
도저히 끊을 수 없다면... 그냥 일찍 하직(直)하는 수 밖에 없겠네요...ㅠㅠ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정도의 적당한 운동도 필수적입니다.

결국 모든 질병 치료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금주, 금연, 운동으로 귀결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