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이해인님글(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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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의 詩편지](35) 비 온 뒤 어느 날**
비 온 뒤 어느 날 ◆이해인◆ 은행나무를 흔드는 바람소리가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입니다 비에 쓰러졌던 꽃나무들이 열심히 일어서며 살아갈 궁리를 합니다 흙의 향기 피어오르는 따뜻한 밭에서는 감자가 익어가는 소리 엄마는 부엌에서 간장을 달이시고 나는 쓰린 눈을 비비며 파를 다듬습니다 비 온 뒤의 햇살이 찾아 준 밝은 웃음을 나누고 싶어 아아 아아 감탄사만 되풀이해도 행복합니다 마음이여 일어서라 꽃처럼 일어서라 기도처럼 외워보는 비 온 뒤의 고마운 날 나의 삶도 이젠 피아노소리 가득한 음악으로 일어서네요 -시집 중에서 ================================================================================== 천둥 번개까지 치며 밤새 폭우가 ..
2020.09.08 -
**[이해인 수녀의 詩편지](32)다산의 말**
다산의 말 ◈이해인◈ “남이 어려울 때 자기는 베풀지 않으면서 남이 먼저 은혜를 베풀어 주기를 바라는 것은 너의 오만한 근성이 없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
2020.05.21 -
**[이해인 수녀의 詩편지](31)어느 날의 단상2**
어느 날의 단상 2 ◇이해인◇ 누가 아프다고 하면 죽었다고 하면 나도 같이 아프다 슬픔을 잊어보려고 사과 한 알을 먹는다 햇빛, 바람, 시간도 함께 먹는다 무얼 먹는다고 슬픔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힘이 생기니까 힘이 있어야 마음 놓고 슬픔 속에 빠져 울어볼 수도 있..
2020.04.21 -
**[이해인 수녀의 詩편지](31)어느 날의 단상 1**
어느 날의 단상 1 ◇이해인◇ 내 삶의 끝은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이루어질까 밤새 생각하다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니 또 한 번 내가 살아있는 세상! 아침이 열어준 문을 열고 사랑할 준비를 한다 죽음보다 강한 사랑의 승리자가 되어 다시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용..
2020.04.21 -
**이해인-슬픈고백**
슬픈고백 ○이해인○ 진정 어떻게 말해야 할지 어떻게 울어야 할지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내내 궁리만 하다 1년을 보냈어요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아도 기도의 향불을 피워 올려도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있어도 2014년 4월16일 그날 세월호에서 일어났던 비극은 갈수록 큰배로 떠올라 ..
2015.04.16 -
**○지금 하십시오○**
○지금 하십시오○ 지금 심으십시요 내 뜰에 꽃을 피우고 싶으면 지금 뜰로 나가 나무를 심으십시요. 지금 나무를 심지 않으면 향기로운 꽃 내음을 맡을 수 없습니다. 당신은 언제나 꽃을 바라보는 사람일 뿐 꽃을 피우는 사람은 될 수 없으니까요. 지금 뿌리십시요 좋은 사람이 되고 싶..
2015.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