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것 먹고 빵빵해진 일가족 오색 풍선 따라
땡그랑 땡그랑 배고프다 노래하는 자선냄비 따라
행복 몇 스푼 눈발로 내리고 있었대요
더운 국물이나 마셔 두려는 가난한 식탁에
저 멀리 하늘에서 뭉텅뭉텅 수제비 알로 오시다가
하얀 쌀 소록소록 눈발로 오시다가
그만 내려앉을 곳 잃고
성탄 폭죽 선물 꾸러미 어깨 위로 내리고 있었대요
하얀 쌀 수제비 빈 장독에 닿기를 기다리다
네 살 두 살 아이 재워주고 엄마는 술집 나가고
아빠는 인형 뽑으러 가셨대요
인형 다 뽑으면 시름 다 가고 꿈 같은 새날 온다며
아이들 깰까봐 살금살금 문 잠그고 가셨대요
꿈결 아이들 구름 타고 다니며
하얀 쌀 수제비 받아 붕어빵 빚고 산새로 날리고
불살라 언 손발 쬐며 다 녹여버리고
엄마 아빠 오시면 야단 맞을까봐
그 불길 따라 하늘로 하늘로 올라 갔었대요
소방차 오고 아빠는 눈이 커다란
눈사람 인형 한 아름 뽑아 오셨대요
아이들 훨훨 날개를 단 줄 모르고
엄마는 실비주점 더러워진 접시를 닦으며
내년 봄 유아원 보낼 생각에
유행가 한 자락 흥얼거리고 있었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