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21. 13:40ㆍ″``°☆시들의모음/◈꽃과나무-詩
- 김영랑 -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섭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져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으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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