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바다
詩人.문정희
이 땅의 바다는 오늘 울음바다이다. 바닷새도 울고 안개도 깊이 울음을 머금었다
어이없이 희생된 생명앞에 천지가 뼈아픈 슬픔으로 고개 숙인다.
아까운 생명들이 가라앉는동안 왜 좀 더 신속하게 손을 쓰지 못했을까 세계의 순위를 세던 경제 성장. IT 강국 성급한 선진국 타령, 초대형 여객선이라는 말들이 참담하고 부끄러울 뿐이다.
구명 뗏목 한 번 제대로 사용해 보지 못하고 침착하게 기다리던 학생들의 눈망울과 선량한 선객들을 무엇과 바꾸어 살려 내겠는가 "사랑해" "나도" 절박하게 뛰운 허공의 문자만 가족에게 도착하여 안타깝고 비통하다
대형참사,끔찍한 비극 다시 떠 올리기조차 싫은 사건의 반복에 이렇듯 익숙해지는 것은 두려운 세상이다.
간절히 무릎을 꿇고 희망을 기도하다가 아니, 기적을부르며 비명이 출렁이는 물결을 바라보다가 남은 가슴들 그대로 푸른 멍이다 무리한 운항, 부실한 안전규정,위난을 위한 정밀한 대피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나라의 부강이란 대체 뭐란 말인가 육해공 다 투입하고도 민간어선도 잠수부도 힘을 보태지만 이 나라는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나라인 것 같아 분노와 절망으로 뼈가 시릴 뿐이다
진실로 참회의 날개를 펴고 일어설 수 있을까 좌초해버린 소중한 생명을 생명에 대한 희망을 간절히 건져올려 다시 뜨거이 사랑할 수 있을까 오늘 이 땅은 망망대해이다.
201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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