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잠 깬 손녀를 그네 위에 앉힌다
"아빠가 만든 그네 나는 참 좋아요"
편안한 자리와 등받이 웃음 싣고 흔들린다
서재에 남겨진 투박한 낡은 의자
나를 위해 아버지가 손때 묻혀 만드셨다
등짝이 편할 것이야 든든한 음성 들리는 듯
뒤엉킨 그네 줄을 손녀는 풀고 있고
나도 희미해진 길 하염없이 풀지만
풀어서 아름다운 것이 내리사랑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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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경남 김해 출생
1991년 '시조문학' 등단,
시조집 '늘 바라보는 산' 등.
부부 중심사회가 되고부터 황혼 육아를 담당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시인 역시 '내리사랑'에서 손녀의 웃음을 보며 자신의 그때를 떠올린다. 기억의
그넷줄을 풀어 그리운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물고 물리는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은 멈출 수도 없고 지치지도 않는 먼 순례의
사랑 걸음이다. 가정의 화목한 기운이 한가득 번져오는 시를 읽으면서 내 몸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제만자·시조시인
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 기획
kookje.co.kr/201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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