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쇠미역(곰피)
⊙김점미⊙
영도 중리 작은 포구 봄볕 아래 그 아낙 구멍 숭숭한 쇠미역 나르네 동해 찬 바닷물 버리고 여기 남항까지 흘러 온 사연은 몰라도 보기만 해도 입 안 군침 모아주는 깔끔한 맛 덕분에 한번 맛본 사람은 결코 잊지 못하지
저 푸른 바다 속에서 인생의 희노애락 다 품었다가 숭숭 제 몸에 바람 길 내고 과분한 욕심은 바닷물에 다 버린 몸 진한 정수(精髓)만 남겨선 팔뚝 굵은 그 아낙의 행복한 희망되어 아낙의 거친 손에 보드라운 봄, 살짝 놓, 아, 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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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점미=2002년 '문학과의식'으로 등단. 부산남고 교사, 시집 '한 시간 후, 세상은' 등.
〈시작 노트〉
올해 부산남고로 이동했다. 집에서 통근하기엔 꽤 먼 거리지만 절영로의 아침 바다, 생업의 활기찬 바다를 지나는 행운이 오히려 피로를 씻겨주어 좋았다. 교문을 나서면 펼쳐지는 이 나폴리를 산책하던 어느 봄, 봄볕에 붙잡힌 쇠미역이 나를 와락 안았다. 행복한 봄이 쏟아진 날이었다. kookje.co.kr/201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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