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꽃 핀 자리
-이재경-
올해 핀 사과꽃은 아물지않은 총상 같소
못 다 열고 저문 이들 작은 손 맞잡고
산 자는 목메고 마는 흰 밥 한 상 차렸소
바람결에 실려 온 눈물 젖은 숨소리들
품에 안고 다독이는 꽃들 앞에 부끄러워
진 자리 붉은 응어리는 내 어찌 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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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경남 거창 출생 우수문학도서 [판소리와 놀자](2005.12.30) 2011년 '나래시조' 신인상 시집[시방세][원기마을] 저서 장편동화 [내가 살던 고향은], mbc창작동화대상, 임수경통일문학상, 청년통일문학상,
세월호가 침몰한 지 석 달이 지났다. 도저히 잊힐 것 같지 않던 그 충격도 조금은 희미해져 가는 듯하다. 사과꽃은 봉오리 때는 붉은빛을 띠다가 활짝 피면 흰 꽃이다. 시인은 사과꽃을 바라보며 아물지 않은 총상 같다고 한다.
채 피기도 전에 손잡고 진 봉오리에서 세월호의 젊음들을 본 모양이다. 바람결에 실려 온 숨소리들을 흰 밥 한 상 차려 다독이는 꽃들 앞에 부끄럽고 민망하여 붉은 응어리 진 자리를 차마 볼 수 없는 우리는 아직 아프다. 이옥진·시조시인 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 기획 kookje.co.kr/201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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