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 필 -김술곤-
어깨가 시린 날에 부쳐온 편지 한 통
먼 전선 자식 걱정 밭이랑에 묻은 글씨
싹 틔운 눈물의 떡잎 손 흔들어 보인다
비뚤한 자모 획이 장작개비로 쌓여 있고
살붙이 행간마다 아린 핏줄 젖 물리고
여백의 안쪽에 서서 날 부르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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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술곤=1958 경북 청도 출생 시조집 '수몰 저쪽' 2009년 '나래시조' 신인상, 2011 『시조문학』작가상
가족과 친구를 떠나온 낯선 병영에서 어깨가 유난히도 시린 날, 편지 한 통이 부쳐왔다. 자식 걱정의 씨가 싹이 터 눈물의 떡잎이 보이고 비뚤비뚤한 자모 획이 장작개비처럼 쌓인 어머니의 편지,
그 여백의 안쪽에는 자식을 위한 기도의 젖줄을 병영까지 잇댄 어머니가 서 있다. 임 병장 총기 난사에 이어 병사들의 자살, 윤 일병 사망까지 연이은 군부대의 참상에 대한민국은 '멘붕'(정신적 공황) 상태다. 모든 병사의 무사 제대와 함께 멋진 사나이의 세계가 아니라 사람 사는 세계를 경험하는 병영으로 바뀌기를 손 모아 기도한다.
이옥진·시조시인 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 기획 kookje.co.kr/201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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