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14. 17:33ㆍ″``°☆아름다운詩/◈詩와음악♬
명상음악-법성계(대금) 간 장 / 하상만 콩자반을 다 건져 먹은 반찬통을 꺼내 놓는다. 반찬통에는 아직 간장이 남아 있다. 외로울 때 간장을 먹으면 견딜 만하다. 겨드랑이에 팔을 끼워 내가 일으키려 할 때 할머니는 간장을 물에 풀어오라고 하였다 나는 들어서 알고 있다. 할머니가 젊었을 때 혼자 먹던 것은 간장이었었다는 것을. 방에서 남편과 시어머니가 한 그릇의 고봉밥을 나누어 먹고 있을 때 부엌에서 할머니는 외로웠다고 했다. 물에 풀어진 간장은 뱃속을 좀 따뜻하게 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운을 주었다. 할머니가 내게 마지막으로 달라고 한 음식은 바로 간장.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할머니는 혼자 오랜 시간을 보내었다. 수년째 자식들은 찾아오지 않던 그 방 한 구석엔 검은 얼룩을 가진 그릇이 놓여 있었다. 내가 간장을 가지러 간 사이 할머니는 영혼을 놓아버렸다. 물에 떨어진 간장 한 방울이 물속으로 아스라이 번져 가듯 집안은 잠시 검은 빛깔로 변했다. 비로소 나는 할머니의 영혼이 간장 빛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할머니의 손자이므로 간장이 입에 맞았다. 혼자 식사를 해야 했으므로 나는 간장만 남은 반찬통을 꺼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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