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20. 17:56ㆍ″``°☆시들의모음/◈아침의― 詩
제 노래에 취한 새 / 김충규
어둠 속에 섞인 빛을 끄집어내듯 잠 속에서도 새는 노래의 리듬을 타고 있다
졸면서도 추락하지 않는 건 그 리듬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지은 노래를 무수히 듣고 살아온 내게도 새처럼 저런 순간이 한 번쯤 허락될 것인가
누군 어둡다고 누군 쓰라린 물결이 출렁인다고 누군 상처를 뚫고 새살이 차오르는 듯하다고 중얼거리며 지나간다
나는 내 노래에 대해 말할 게 없었다 스스로 취할 만큼의 노래를 지어 부르려면 대체 얼마만큼 깊고 맑은 페활량을 지녀야 하는 것인가
땅에 쏟아버리고 입 다물고 날아갔다 새 노래를 짓기 위하여 가슴을 부풀리려고 시퍼런 잎사귀 너울거리는 숲으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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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규=1965년 경남 진주 출생.
얼마전 시인은 젊은 나이에 작고했습니다. 숨차도록 달리지도 말고, http://blog.daum.net/kdm2141/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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