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 손화영
저마다의 담담한 표정으로 이제는 돌아서야 하는 시간
부서져 허공에 흩어진 메마른 호흡의 잔재 여름내 벌거벗은 우울이 홀로 가지 끝에 올라 가슴을 태운다.
붉게 타는 시간에 매달려 놓지 못한 작은 손 글썽이는 한 잎 회한의 몸짓은 망각의 강을 흐르는 노을이 되리니
버림과 비움을 배워 이제야 먼 길 떠나는 마침표 하나.
..........................................................................................................................................
▶손화영=2002년 '남부의시' 신인상,
2004년 '심상' 신인상. 시집 '자운영은 피는데'(2008)
<시작노트> 가는 시간이 무정한 것 같아 붙잡아 보지만 아무리 매달려 있고 싶어도 때가 되면 낙엽이 되어 땅에 떨어지고야 만다. 거리에 뒹구는 쓸쓸한 한 잎이 무심코 펼친 책갈피의 추억으로 다가오듯 그렇게 담담한 정리의
몸짓이 되고 싶은 가을이다. kookje.co.kr2013-09-15
http://blog.daum.net/kdm2141/36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