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단]손순미-적가 가는 길

2013. 9. 23. 07:52″``°☆시들의모음/◈가슴의― 詩

 

    

   


 

 

 

          적가 가는 길       / 손순미
   
                              붉은 애기 감 하나
나뭇가지에 꼬옥 안겨 잠 자는 무렵
저 어린 등불을 깨워 길을 물어야 하나
여기가 어디지요
여기는 거기인가요
                              서로 말을 더듬는 동안
풀벌레 울음 볶아지는 어느 집 부엌이 따뜻하겠다
저녁은 저 혼자 시꺼멓게 냄비를 태우고도 남는다
고요가 산을 타고 내려왔다
                              바쇼 아저씨 같은 전봇대가
검은 휘파람을 데리고 논다
저문 백일초 꽃밭 모퉁이
                              [→적가 200미터]가 뒤따라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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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순미=경남 고성 출생.
1997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및 현대시학 등단.
시집 '칸나의 저녁'. 제11회 부산작가상 수상

             〈시작노트〉 폭염 속에 여름의 꽃들은 더 붉게 발광했다. 삶이 그렇다. 
kookje.co.kr201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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