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꽃길
/ 장정애
엄마는 여든 넘어 꽃길로 드시더니
생각 차츰 접어두고 마음으로 보시다가
이제는 그 마음도 접고 맑은 눈만 남으셨다.
예닐곱 살 아이 되어 동무 소식 물으시고,
엄마 아부지 보고 싶다 눈물도 보이시고,
그래도 꽃길 오가며 해맑게도 웃으신다.
가끔 엄마 따라 이 꽃길로 들어서면
세상 버거운 짐도 솜 같은 구름 되고
든든한 엄마 울안에서 나도 그저 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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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애=1987년 시조문학 천료. 시조집 '꽃처럼 살라시듯 꽃집 열어주시고' 등.
장정애 시인은 꽃길(치매)로 드신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며 그 체험담을 모아
쓴, '어머니의 꽃길'이라는 수필집으로 올 9월에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장을 받았습니다.
수필집 제목과 같은 이 작품은 수필집에 실린 서시로 어머니에 대한 시인의 애틋한
마음을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엄마 아부지 보고 싶다 눈물' 보이시다 '그래도 꽃길
오가며 해맑게도웃으'시는 어머니. 딸은 그 어머니의 어머니가 되어 '맑은 눈만 남'은
어머니를 아기처럼 돌봅니다.
손증호·시조시인 kookje.co.kr-2013-12-18
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 기획
http://blog.daum.net/kdm2141/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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