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1. 12:41ㆍ″``°☆시들의모음/◈가슴의― 詩
꽃피는 영락공원
/ 이경히 다시 찾은 영락공원에 꽃이 피었습니다 가신 이가 남긴 정갈한 유품처럼 유언의 미소처럼
손 내밀어 가만히 꽃송이를 들여다봅니다 조생화의 경계가 불분명한 꽃잎 속에 웃고 있는 낯익은 얼굴
일생 가장 빛나는 한 시절 누군가의 가슴 벅찬 꽃다발 누군가의 간절한 로망 그 눈부신 꽃시절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모든 추억의 소리들을 잠재우는 것은 현실의 목소리 인가요
방문객의 귀가 시간을 알리는 안내 방송에 따라 영락에서 잠들지 못하는
우리들은 서둘러 공원을 내려갑니다 다시 찾을 영락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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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히=부산출생. 1998년 현대시학 등단.
〈시작 노트〉 다리가 풀려 자주 주저앉으며 걸었던 길. 눈앞이 온통 뿌옇기만 하던 그 길을 다시 찾아 갔을 때는 형형색색의 화려한 꽃들이 만발했다. 예전엔 보지 못했던 그 꽃들이 생화인지 조화인지의 분별은 무의미했다.
다만 슬픔을 재생하기엔 너무 밝은 풍경이란 것. 또 다시 찾고 싶도록 가볍고 경쾌한 발걸음을 선사하는 꽃길이란 것을. kookje.co.kr/201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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