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건청=1942년 경기 이천에서 출생. 196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시집으로 『이건청 시집』『목마른 자는 잠들고』외에 다수 있음. 시선집에『해지는 날의 짐승에게』가 있음. 연구서로『문학개론』(共著) 『나의 별에도 봄이오면』(윤동주 평전) 외에 다수 있음. 녹원문학상·현대문학상·한국시협상 등을 수상. 한국 시인협회 회장.
꽃이 진 자리에는 열매가 맺혔다. 매실나무에는 달고 새콤하고 푸른 매실이 열려 열매살이 굵어지고 있다. 꽃이 핀 때는 언제였던가. 어슴푸레하다. 우렛소리가 사라지듯 시간은 사라졌다. 시간은 너무나 빨리 흘러서 말 다섯 마리가 끄는 마차 로도 따라잡을 수 없다더니 과연 그러하다.
해마다 과실나무의 몸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지만, 인신(人身)은 큰 수확이 없다. 오히려 하루하루가 지나갈 때 사람 몸은 말라가는 물속의 물고기와 같은 형편에 이르고 만다.
그러나 앓고 눈물짓는 이들이여, 여무는 청매실을 보아라. 스스로 꽃 피우고 스스로 열매를 키우는 저 매실나무의 성심(誠心)을 보아라. 푸릇푸릇하고 싱싱하고 힘찬 기운을 보아라. 우리도 저처럼 살아 움직이자. 문태준 | 시인 Chosun.com/2014.05.17




http://blog.daum.net/kdm2141/4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