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광주리
◇민병도◇
닷새 치 푸성귀를
팔러 가신 읍내장날
어머니가 이고 오시던
늙은 광주리엔
새로 산
하얀 고무신
반달이 졸고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658046554C410301)
-----------------------------------------------------------
![](https://t1.daumcdn.net/cfile/blog/26143F46554C411A2E)
▶민병도=(1953~ ) 경북 청도 출생
1976년 한국일보 신문문예로 등단 1978년 '시문학' 천료
시집 <슬픔의 상류> <원효> <들풀> <장국밥> <청동의 배를 타고>외
한국문학상, 중앙시조대상, 가람문학상, 김상옥문시조학상 등 수상
계간 <시조21> 발행인
긴 노동을 한순간에 팔아버린 어머니. 아름다움이란 선택 앞에서 주저함이 없었다.
어머니의 고단한 세월과 함께 다 비워 낸 낡은 광주리. 그 속에서 가장 행복한 낮잠을
자고 있는 반달고무신이다. 뽀얀 먼지 날리는 울퉁불퉁한 신작로를 걸으며, 다함 없는
빛과 사랑으로 푸른 길을 걸어가신, 귀하디귀한 이 땅의 어머니, 당신을 사랑합니다.
손무경 시조시인
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기획
kookje.co.kr/2015-05-06
![](https://t1.daumcdn.net/cfile/blog/276BBC44554C417F0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