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강원도에
살아 보겠어요
◆김나원◆
새벽 근무 목소리는 얼음처럼 명랑하다
언제 영하30도에 살아 보겠어요
윗옷 벗고 운동장 달리는 점호시간
계단식 앞산은 마추픽추 마추픽추
골짜기에 다시 눈이 쌓여
어제는 지워지고 오늘
언제 강원도에 살아 보겠어요
마추픽추 마추픽추 야간 행군
눈 속으로 열리는 좁은 길 군장 뒤에 감추고
발바닥 물집은 어디 숨겼나
손 흔들며 사진 속에서 웃고 있다
언제 강원도에 살아 보겠어요
종일 하늘을 삽질하고 있어요
펑 펑 내려요 쓰레기
한 삽 퍼 담아 우편으로 보내 드릴게요
언제 눈 속에 갇혀 보겠어요
강원도 쪽 하늘은 쳐다보기도 싫다더니
6시간 걸리는 부대로 여름여행을 간다
철조망 너머 새의 날개짓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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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원= 경남 김해 출생
2012년 <시와 정신>(물금 가는 길 외 4편)으로 등단
〈시작노트〉
폭폭 쌓인 눈 위에 새의 발자국 하나하나 여섯…. 마른 바람이 분다 나무이파리 무성하다.
어느 그늘에 앉아 더위를 식힐까. 지나간 시간은 아득하다. 힘든 시기가 지나고 나면 그리
움이 남는다.
kookje.co.kr/2015-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