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은 사라지고 마음이 아플 때
날개를 펼쳐도 날아오를 수 없을 때
그때는 기억하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일을 끝내기도 전에 시간은 저만치 달아나고
시작도 하기 전에 시간이 끝나버릴 때
사소한 일들이 앞길을 막아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
그때는 기억하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멀리 떠나고 홀로 남겨졌을 때
해야 할 말조차 떠오르지 않을 때
혼자 있다는 것이 마냥 두려울 때
그때는 기억하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로저 핀치스 作 <그때는 기억하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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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핀치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어차피 인생은 희망과 절망이 교차한다. 어느 순간 희망을 떠올릴
것인지, 아니면 절망을 떠올릴 것인지는 사실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픔에 더 민감
해서 절망을 자주 생각하게 된다. 그럴 때 절망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이다.
세상 어딘가에는 나에게 따뜻함을 전해줄 사람이 존재한다. 내가 길에서 넘어졌을 때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는 손을 내밀어줄 것이고, 내가 길을 잃었을 때 누군가는 길을 가르쳐줄 것이
다. 내가 괴로움에 흐느끼고 있을 때 누군가는 어깨를 두드려줄 것이다.
우리 모두 외로운 인간이기 때문이다. 모두 외롭기 때문에 혼자가 아니다. 누군가가 나의 어
깨를 다독여준 기억 때문에 우리는 또 누군가가 길을 잃었을 때 그에게 길을 가르쳐줄 것이
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모두 외롭기 때문에. 외로움의 연대가 있기 때문에….
[허연 문화부장(시인)][시가 있는 월요일]
mk.co.kr/2016.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