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 접
◆주강홍◆
상처에 상처를 덧씌우는 일이다
감당하지 못하는 뜨거움을
견뎌야 하는 일이다
한쪽을 허물고
다른 한쪽을 받아들여야 할 일이다
애써 보지 말아야 할 일이다
처절한 비명 참아야 할 일이다
그리하여 끊어진 한쪽을 찾아야 할 일이다
이질이며
동질이다
불이(不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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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강홍=(1953~) 통영에서 출생
경남대학교 대학원 토목공학과를 졸업
2003년 ‘문학과경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
진주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경남문인협회 부회장,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사, ‘진주문학상’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남일보’ 경일시단에 평설을 연재하고 있다.
사람도 건축물도 심지어 음식까지도 이질적인 것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식물은 흙과 “
용접”되어 있고, 바다는 땅과 붙어 있다.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 모든 관계에 태초
의 용접이 이루어질 때, 한 살에 다른 살이 이식될 때, “감당하지 못하는 뜨거움”과 “처절한
비명”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세상에 용접될 때, 얼마나 많은 “상처”가 있었던가. 고통을 경유해 서로 다른 것이
연결됐을 때, 막혔던 것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이질”은 “동질”이 되고 “끊어진 한
쪽”은 나의 한쪽이 된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 /2016.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