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소리
◎김종목◎
참으로 오랜만에
날아온 엽서(葉書) 같은
마당으로 뛰어든
청개구리 한 마리
마음 속 고요를 열고
첨벙 운(韻)을 던지네.
들어도 또 들어도
늘 그리운 파문으로
뼛속까지 저려오는
일획의 전언(傳言)처럼
무심의 이마를 치는
저 서늘한 여름 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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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목=(1938~ )(金鍾穆) 일본 아이치 현 출생.
아호 霧林. 필명 김종, 김향. 1964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를 통하여 등단.
시집에 『이름 없는 꽃』, 시조집에 『고이 살다가』, 동시집에 『시골정거장』,
1966년 제5회 <문공부> 신인예술상 문학부 수석상 수상. 1970년 제5회
<월간문학> 신인상 수상. 1970년 <새한신문> 창간기념 공모에 시 당선.
1971년 제1회 <소년중앙> 동화 당선. 1972년 제1회 <소년중앙> 동시 최우
수 당선. 1974년 MBC 라디오드라마 당선. 1983년 <현대문학>지 시 추천완료.
1983년 <호국문예> 공모에 장편 서사시 당선. 1997년 국민훈장목련장 수훈
개구리 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다. 하지만 다 그렇듯 떼가 심하면 공해다. 장마 장대비가
잠시 쉴 때 와글와글 몰려오던 개구리 소리. 그 속에 간간이 섞여 튀던 맹꽁이 소리까지
정겨운 음악이었다. '들어도 또 들어도/ 늘 그리운 파문으로' 찾고 싶은 시골 여름의 서정
적 문양이었다. 내 마음이 시끄러우면 그 또한 소음이지만 말이다.
그런 개구리가 '마당으로 뛰어든'다면 오랜만에 '날아든 엽서'보다 반갑겠다. 파르라니 실
핏줄까지 비치듯 청신해지는 마음 자락. 그 자리에 '첨벙 운을 던지'니 여운도 긴 고요의
파문이다. '무심의 이마를 치는' 오래 들어도 좋은 '서늘한 여름 무늬'가 아직 곁에 있어 다
행이다. 황소개구리 속의 토종 개구리들. 수원청개구리처럼 모셔야 할 종도 있다. 푹푹 찌
는 더위 속 개구리처럼 시원한 물에나 들어앉고 싶은 나날이다.
정수자 시조시인 [가슴으로 읽는 시조]
Chosun.com/2016.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