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필요할 때
◈신달자◈
내가 울 때 너는 왜 없을까
배고픈 늦은 밤에
울음을 참아내면서
너를 찾지만
이미 너는 내 어두운
표정 밖으로 사라져 버린다
같이 울기 위해서 나는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나는 풀이 죽어
마음으로
너의 웃음을 불러들여
길을 밝히지만
너는 너무 멀리 있구나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신달자 作 <내가 울 때 너는 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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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1943~ )경남 거창 출생
숙명여대 국어국문학과,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학위
《여상》신인여류문학상(1964),《현대문학》으로 등단(1972)
시집『봉헌문자』,『열애』등 10여권 산문집『백치애인』,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외 다수 한국불교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시와시학상, 한국시인협회상,
영랑시문학상 수상
■ 참 야속하다. 같이 울기 위해 당신을 사랑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지
내가 울고 있을 때마다 당신은 곁에 없다. 누구나 경험해봤을 듯한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누군가 꼭 필요 할 때 혼자인 경우가 많다.
그 많던 친구도 연인도 그런 순간에는 꼭 없다. 원래 그런 게 인생이라고
말해버리기엔 너무 가슴이 아프다.내가 울 때 어깨를 다독여주고, 내 사연을
들어줄 누군가가 인생에는 꼭 필요하다.
그런데 그게 뜻대로 되지는 않는 게 삶이다. 사실 인생의 본질은 고독이다. 내가
원하는 매 순간마다 누군가가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여! 그래도
그대만은 내가 울 때 곁에 있어주길….
[허연 문화전문기자·시인] [시가 있는 월요일]
mk.co.kr/2016.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