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이 주는 행복 ◇윤중호◇
새벽마다, 오릿길 텃밭을 다녀옵니다. 하지 감자 웃자란 순을 떼어내고 엇갈이배추를 솎습니다. 토마토가 탱글탱글 여물어가고 고추가 고추만 하게 대롱거리는데 며칠 전 뿌린 열무가 땅을 들썩이며 움쑥 솟았습니다.
거둔 완두콩으로 아침을 지어 먹었습니다.
막 따온 청상추 아삭아삭 소리가 납니다. 참 행복합니다. 생각해보니 참 불쌍합니다. -윤중호作 <텃밭에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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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아주 오랫동안 자기가 키운 것을 먹었다. 수백만 년 동안 그것이 질서였다. 내 땀과 내 기다림의 대가를 입에 집어넣는 것. 그런 숙연한 순환고리 속에서 인간은 살아왔다. 하지만 도시에 사는 우리에게는 밭이 없다. 아주 간혹,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작은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시인도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텃밭을 가진 모양이다. 그는 새벽마다 텃밭에서 기른 것들을 가져와 밥을 먹는다. 행복하다. 하지만 텃밭이 집에 딸려 있지 않고 멀리 있어야 하는 아이러니가 한편으론 불쌍하기도 하다. [허연 문화전문기자(시인)] [시가 있는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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