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도 벌떡 일어설 수 있는” 비장의 무기(Ace in the hole)가 있다면
얼마나 유리할까. 물 위를 걸어 다니는 소금쟁이의 비장의 무기는 무얼까?
“연못이 마르”는 비상사태가 오면 소금쟁이는 비장의 무기인 “날개”를
사용해서 물이 있는 다른 웅덩이나 연못을 찾아 날아갈 수 있다. 무한경쟁
의 시대를 건너기에도 숨이 차는데, 펜데믹(pandemic) 이후의 세상을
건널 수 있는 비장의 무기는 무엇일까?
제 삼의 물결(The Third Wave)을 건너며 거친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으려 “다리에 촘촘히 털을 붙이고 기름칠을” 한 소금쟁이처럼 두 팔,
두 다리 허우적이며 달리고 달려왔다. 때론 경쟁자들에게 ‘호미걸이’, ‘낚시
걸이’, ‘덧걸이’, ‘빗장걸이’ ‘오금걸이’에 걸려 넘어지고 고꾸라지기도 여러
번이었으나 그때마다 “벌떡”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가슴 안쪽 깊숙이
감추어 두었던 비장의 무기인 어머니의 정서적 지지(emotional support)
였던 것이다.
어디 가서든 “밥 굶지 말고, 힘들면 편지하라고/취직이 안 되면/남의 집에서
눈칫밥 먹지 말고/그냥 집으로 내려오라고/기차표 한 장 살 돈을 내 손에 꼭
쥐어주”시던 어머니의 정서적 지지는 힘들고 서럽던 객지에서 눈물 섞인
“객짓밥에 넘어져도”, “벌떡 일어” 설 수 있을 만큼의 ‘회복탄력성(Resilience)
’을 주셨던 것이다. 어머니께서 내게 해주셨던 것처럼, 자손들이 모두 떠난 빈
둥지에서 쓸쓸하실 어머니의 든든한 정서적 지지자가 되어드리고, 어머니
가슴 속에 넣어둔 “기차표”가 되어 드려야 하리라.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이 아침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