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위해/세상을 위해/별로 한 일도 없는데/나는 날마다 상,/푸짐한 밥상
을 받”는 것이 정말 당연한 것일까요?
쌀 한 톨이 밥상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은 지난합니다. 모내기를 통해 논으로
옮겨진 모들은 봄, 여름을 지나 가을 수확에 이를 때까지 천둥과 번개, 가뭄과
질병, 태풍을 견디며 농부의 정성 가득한 보살핌과 여든 번 이상의 공정을 거쳐
우리에게 쌀이란 이름으로 오는 것입니다.
밥은 우리의 신체적 허기와 심리적 허기를 채워주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부모님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기쁜 소리가 자식 입 속으로 밥 들어가는 소리
라고 했어요.
어머니께서 차려주시는 밥 속에는 어머니의 정성 가득한 노동과 사랑과 소망이
들어 있기에, 우리는 어머니께서 차려 주신 밥의 힘으로 세상을 향해 자신의 꿈
과 목표를 이루려 힘차게 달려 나갈 수 있었던 것이지요.
“밥상” 에 오른 쌀의 여정과 농부의 열정과 여든 번 이상의 공정 속에 녹아든
보이지 않는 손길들의 노동과 어머니의 사랑을 생각하며 “밥상”을 받을 수
있다면, “밥상”은 밥을 차린 상이 아니라 열심히 살아가라는 격려의 “상장”
인 것이지요. 매일 받는 “밥상” 앞에서 오늘은 어떤 삶을 살아가야 떳떳한 “밥상”
을 가장 귀하고 소중한 “상”으로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 봅니다.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이 아침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