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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우리들의 都市 / 기형도
지난 겨울은 빈털털이였다. 풀리지 않으리란 것을,
설사 풀어도 이제는 쓸모 없다는 것을 무섭게 깨닫고 있었다.
나는 외투 깊숙이 의문 부호 몇 개를 구겨넣고 바람의 철망을 찢으며 걸었다. 가진 것 하나 없는 이 世上에서 애초부터 우리가 빼앗을 것을 無形의 바람뿐이었다. 불빛 가득 찬 황량한 都市에서 우리의 삶이 한결같이 주린 얼굴로 서로 만나는 世上 오, 서러운 모습으로 감히 누가 확연히 일어설 수 있는가.
나는 밤 깊어 얼어붙는 都市앞에 서서 버릴 것 없이 부끄러웠다. 잠을 뿌리치며 일어선 빌딩의 환한 角에 꺾이며 몇 타래 눈발이 쏟아져 길을 막던 밤, 누구도 삶 가운데 理解의 불을 놓을 수는 없었다. 지난 겨울은 빈털털이였다. 숨어 있는 것 하나 없는 어둠 발뿌리에 몸부림치며 빛을 뿌려넣은 수천의 헤드라이트! 그 날[刃]에 찍히며 나 또한 한 점 어둠이 되어 익숙한 자세로 쓰러질 뿐이다. 온몸에 시퍼런 절망의 채찍을 퍼붓던 겨울 속에서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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