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적성면 지나 연천군 백학면 두알리
더는 북쪽으로 갈 수 없다 보병제25사단이 지키는 그 곳
송영이다방이 있다
송영이씨는 그 다방 주인이고
손님 끊기면 낡은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기도 하지만
이름 석 자, 송영이. 예쁜 여인네는 금세 환한 웃음
잊을 수 없다 삼십 년 후 만나도 가슴 설렐 것이다
머저리인 나도 그쯤은 안다
누가 그 이름을 석 자 쉽게 내걸까
그대 내게 묻지 마시고 직접 가서 알아보시라
쓰디쓴 커피 맛에 맹물을 부어 마시긴 했지만
비싼 휘발유 값이 왜 별 거 아닌 줄을...
-계간 '사람의 문학' 2012년 여름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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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수=1949년 경북 성주 출생.
1978년 시집 '북소리'로 등단.
시집 '황토마당의 집' '겨울 목포행' 등.
'다방'이라는 그 친밀한 단어가 우리 생활의 시야에서
사라진 게 언제였던가. 더 나아갈 수 없는 경기도 연천 휴전선
가까이 밀려나 있는 그리운 '송영이다방'. 쓰디쓴 커피 맛처럼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내 걸어야 했던 곡절 있는 사연도 있으련만….
분단 고착 62년, 전쟁 희생자들과 남북 이산가족들만의 아픔일 수 없는
민족 통한이 아닌가. 현재 남아 있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는
답답한 현실을 우리는 때때로 잊은 채 살아가고 있다.
오정환·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