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일생--
늘샘 성초희
오늘은 엄마의 젖을 만지며 놀았다.
옆에서 부러운 듯 보고 있던 아빠가
나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내가 악을 쓰고 울자 엄마가 아빠를 야단쳤다...
아빠는 참 못됐다...
나처럼 이쁘고 착한 아기를 때리다니...
내 나이 18세...
몰래 포르노 비디오를 보는데 할아버지가
갑자기 들어와 담배를 하나만 달라고 했다...
나는 놀라서 비디오를 얼른 끄고 노크도 없이
들어오냐고 소리쳤지만
할아버지는 아직 내가 무슨 비디오를
봤는지 모르는 눈치다...
내가 아버지 주머니에서 담배를 슬쩍하는 것을
이미 할아버지는 알고 있었기에
나에게 얻으러 온 모양이다...
남들은 고2인 방에는 얼씬도 못한다는데
우리 집은 이게 뭐야...
나에게 담배 한 가치를 얻어서 할아버지가
나가자 나는 얼른 일어나 창문을 열어놨다.
어휴~~ 냄새...할아버지에게서는
이상한 냄새가 난다...
나는 늙으면 저렇게 되기 전에 죽어버려야지...
깨끗하게 살다가 가야지 저렇게 추하게는
안 살 것이다...
참! 비디오를 마저 봐야지...
매일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잊을 길은
비디오뿐이리라...
빨리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어른이 되었으면...
내 나이 26세...
오늘은 미스김과 결혼하겠다고
미스김을 부모님에게 소개하자
엄마는 놀란 눈치다.
미스김이 돌아가고 난 후 아버지는 나를 불렀다.
결혼은 일찍 하면 후회라며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라고했다.
후회라니...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데 후회를 하다니...
나는 결혼하고 후회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내 나이 28세...
요즘은 아들 녀석이 얄미워 죽겠다...
사랑스런 나의 아내 젖을 혼자 독차지하고...
아내의 젖을 가지고 놀고 있는 아들녀석이
미워져 아내 안볼 때 쥐어박자 아들은
까무러치 듯 울어댔고
아내가 눈을 부라리며 나에게 잔소리를 했다.
오늘도 또 혼자 독수공방 해야하나...
으이구...그럴 줄 알았으면 아기를 좀 늦게 가질걸...
내 나이 35세...
초인종을 누르자 자다가 나왔는지 부시시한
머리를 하고 마누라가 나왔다.
문을 열어주고는 금방 돌아서 주방으로 가는
뒷 모습을 보니 푹 퍼진 몸매가 정말 정 떨어진다...
마누라가 이불 속에서 요란하게 방귀를 뀔 때면
나는 정말 사기 결혼했다는 생각이 든다...
처녀 때는 그렇게 내숭을 떨더니...
벌써 권태기인가?...
내 나이 38세...
식당에가서 점심을 먹었다.
옆에서 김대리가 신발 끈을 하루종일 매고 있다...
박과장은 지갑을 안 가져왔다며
이쑤시개로 이빨만 쑤시고...
치사한 녀석들 같으니...
하긴 점심은 내가 사겠노라고
항상 동료들을 데리고 와서 신발 끈을 메는 척
하다가 다른 동료가 돈을 내면 그제서야
내가 내려고 했다고 우긴 것은 항상 나였으니까...
아마도 오늘은 둘이서 나에게 바가지를
씌우기로 짰나보다...
내가 돈을 내자 뒤에서 웃고 있는 녀석들의
얼굴이 카운터의 거울을 통해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