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2. 14:05ㆍ″``°☆시들의모음/◈아침의― 詩
틈 / 동길산
넘어질 것 같은 바위가 넘어질 것 같은 바위를 받쳐서 바위는 넘어지지 않고 있다
넘어질 것 같은 바위 사이에 틈이 있다 틈 사이에 하늘이 보인다
좁아서 더 들여다본다 넘어질 것 같은 사람이 넘어질 것 같은 사람을 받치고 앞에서 걸어가고 있다 (후략)
-----------------------------------------------------------------------
▶동길산=1960년 부산 출생. 시집 '바닥은 늘 비어있다' 등.
사람 인(人)자는 비스듬히 기운 두 막대가 서로의 어깨에 의지하며 서로를 받치는 형상이다. 혼자서는 넘어질 수밖에 없지만, 서로 받쳐주면 안정감 있는 구도로 함께 서고, 멀리 갈 수 있다. 서로를 떠나면 나동그라지므로 의지하지만, 주구장창 다른 서로를 받치자면 힘겹다. 그래서 틈이 생긴다. 밀착되지 않는 틈이 숨통을 틔우고, 차이에서 발생하는 틈이 관계를 세운다. 그러나 틈이 너무 넓으면 관계는 무너진다. 서로를 쓰러뜨리지 않을 만큼의 차이를 존중하는 알맞은 거리가 좁은 틈이다. 최정란·시인 국제신문
http://blog.daum.net/kdm2141/3195
|
'″``°☆시들의모음 > ◈아침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의 시]천향미-뿔** (0) | 2013.05.06 |
---|---|
**[아침의 시]안상학-물** (0) | 2013.05.04 |
**[아침의 시]이재무-나무 한 그루가 한 일** (0) | 2013.04.30 |
**[아침의 시]함민복-부부(夫婦)** (0) | 2013.04.28 |
**[아침의 시]길상호-무당벌레** (0) | 2013.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