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12. 06:28ㆍ″``°☆시들의모음/◈가슴의― 詩
나쁜 습관 /조성래 랄랄랄, 가족끼리 승용차 타고 동해남부 해안도로 신나게 달리다가도 어느 순간 고리원전만 보면 신경질이 난다 일광 지나 야트막한 산기슭 돌자마자 바닷가저편 돌출 부분 마치 외계인이 사는 이상한 궁전 아니면 버섯구름 모양으로 허옇게 피어나는 고리원전 정겨운 바다풍경 안으로 불쑥 다가와 내 망막 찔러대는 언제 터질지 모를 차가운 시한폭탄 실로 그것이 순간의 번쩍임으로 세상을 암전시킬 재앙의 노리개 아니라 해도 그 옆을 아슬아슬 지나칠 적마다 구겨지는 기분 어쩌지 못한다 올말졸망한 어촌 나사리나 간절곶가서 가족사진 찰깍찍고 생선회 먹으며 노닥거리고 싶은 생각 순식간에 말짱, 걷어치우고 만다 -------------------------------------------------------------- ▶조성래=1984년 '지평',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시국에 대하여', '카인별곡', '바퀴 위에서 잠자기', '두만강 여울목'이 있음. <시작노트> 나는, 내가 좋아하는 해안도로 따라 나사리나 간절곶 갈 때마다 고리원전을 지나친다. 그때마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내가 음미하고 있는 바다풍경 안으로 내 허락도 없이 불쑥 틈입하는, 주변 환경과 너무나 동떨어진 그 시설물이 혐오스럽기 때문이다. 물론 원전이 생활의 필요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시설물임을 나도 안다. 그렇더라도 좀 더 안전하고 아담한 모습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kookje.co.kr2013-06-09
나쁜 습관 /조성래
랄랄랄,
가족끼리 승용차 타고
동해남부 해안도로 신나게 달리다가도
어느 순간
고리원전만 보면 신경질이 난다
일광 지나 야트막한 산기슭 돌자마자
바닷가저편 돌출 부분
마치 외계인이 사는 이상한 궁전 아니면
버섯구름 모양으로 허옇게 피어나는 고리원전 정겨운 바다풍경 안으로 불쑥 다가와
내 망막 찔러대는
언제 터질지 모를 차가운 시한폭탄
실로 그것이 순간의 번쩍임으로 세상을 암전시킬
재앙의 노리개 아니라 해도
그 옆을 아슬아슬 지나칠 적마다
구겨지는 기분 어쩌지 못한다
올말졸망한 어촌
나사리나
간절곶가서
가족사진 찰깍찍고 생선회 먹으며
노닥거리고 싶은 생각
순식간에 말짱, 걷어치우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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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래=1984년 '지평',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시국에 대하여', '카인별곡', '바퀴 위에서 잠자기', '두만강 여울목'이 있음.
<시작노트> 나는, 내가 좋아하는 해안도로 따라 나사리나 간절곶 갈 때마다 고리원전을 지나친다. 그때마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내가 음미하고 있는 바다풍경 안으로 내 허락도 없이 불쑥 틈입하는, 주변 환경과 너무나 동떨어진 그 시설물이 혐오스럽기 때문이다. 물론 원전이 생활의 필요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시설물임을 나도 안다. 그렇더라도 좀 더 안전하고 아담한 모습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kookje.co.kr201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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