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개 한 판 뒤집듯
/ 최성아
두둥실 프라이팬에 한가위 달이 뜬다
갖가지 잘 버무려 둥그렇게 다듬어진
어울려 살아가는 자리 이랬으면 좋겠다
지글지글 바닥 열기 골고루 나눠 보면
버티던 생것 날것 기세가 기울면서
앉았던 서로의 모습 점점 더 닮아간다
너와 나 선을 긋는 차이와 대립까지
부침개 한 판 뒤집듯 그랬으면 좋겠다
뒤집혀 어우러진다 한가위가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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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아=(본명 최필남)
2004년 시조월드 신인상으로 등단.
시조집 '부침개 한 판 뒤집듯'. '뒤집다'라는 동사는 혁명구호처럼 아주 강렬합니다. 그러나 최성아 시인의 '뒤집기'는 모성의 시선으로 따뜻한 변화를 추구하며 조화로움과 상생을 지향하고 있군요.
아래위를 골고루 익혀야 맛있는 부침개가 되듯 '너와 나 선을 긋는 차이와 대립까지'도 지글지글 끓는 '바닥 열기 골고루 나눠' 가지면 살맛 나는 세상이 됩니다. '뒤집기'의 묘미! 맛있는 세상을 꿈꾸며 차려낸 부침개 한 판이 더욱 그리워지는 시대입니다. 손증호·시조시인 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 기획 kookje.co.kr-2013-12-04
http://blog.daum.net/kdm2141/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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