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산의 소리
누리에 빛 트이는 내 안의 아픔소리
그 소리 소리들 중에 맑고 고운 네 목소리
이봐 남해바다 잔잔한 물이랑을
숨죽여 느껴 우는 그 잔잔한 물이랑을
네 생각 가슴을 핥고 파도치는 물이랑을
아침은 품안에 가득 밀려오는 바다―
잠이 깬 내 바다에 네 갈매기의 노래
깊은 속 부신 꿈덩이 푸들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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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길=1963년 제1회 개천 예술제
시조 백일장 장원. 시조집 '사막시편' 등
'아침은 품안에 가득 밀려오는 바다'랍니다. 우리의 가슴을 충만하게 하는 온갖 소리
들로 꿈틀대는 바다. 새해 아침 해맞이의 황홀한 감격이 눈부신 꿈덩이로 살아납니다.
올 한 해도 이 충만한 기운을 가슴속에 품고 좀더 당당하게 걸어가며 혼자가 아니라
이웃과 더불어 서로 믿고 도우며 살아가는 희망찬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남해바다를 여행하며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산의 소리'를 받아들여
메말라가는 우리 내면을 아름다운 시심으로 가득 채웠으면 합니다.
손증호·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