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에는 세탁소 아저씨가 산다
/ 김소해
실밥 뜯듯 다투는 소리 늦도록 끝이 없다
저렇게 틈이 벌면 얼굴 어찌 대할까
어설픈 걱정하느라 남은 잠이 달아난다
비비새 조잘거림 아침이 상쾌하다
해장국 끓이는가 또닥또닥 도마질 소리
아저씨 다림질 솜씨로 주름들을 지웠나
출근길 엘리베이터 그 안에서 만난 부부
쓰레기봉투 들고 서서 인사가 참 밝다
짜깁기 좋은 솜씨에 터진 솔기 흔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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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해=1983년 '현대시조' 천료,
198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조집 '흔들려서 따뜻한' 등.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란 속담을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이군요.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밤새 '실밥 뜯듯 다투'던 위층 부부. 아침을 맞아 도마질
소리 또닥또닥 상쾌합니다. 부인의 얼굴 주름 다 지운 '아저씨 다림질 솜씨' 덕분이
아닐까요? 그 다림질 비법도 대단합니다만 부부 사이에 '터진 솔기'를 흔적 없이
꿰매어 밝게 웃도록 만든 천의무봉의 '짜깁기 솜씨'는 더 일품입니다. 그런 위층
세탁소 아저씨의 솜씨가 마냥 부러운 아침입니다.
손증호·시조시인
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 기획
kookje.co.kr/2014-01-22
http://blog.daum.net/kdm2141/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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