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옥초(破屋草)
-윤호-
여러 아낙이 밭일을 하는데, 걸쩍지근하게 어우러져 호미 장단을 척척 맞춰나가는데, 유독 한 아낙이 깨지락거리기만 했다지요.
주인아낙이 물으니, 잠동무가 시원찮아 도무지 신명이 나질 않는다며 한숨만 연신 내뱉었다지요.
주인아낙이 부추 한 포기를 나눠주며 부엌 뜰에 심고 정성껏 가꿔 밥상에 올리라고 일렀다지요.
아낙은 조석으로 쌀뜨물 받아 치성 드리듯 길러 하루도 빼지 않고 밥상에 올렸다지요.
그 후, 아낙은 마당 가득 부추를 심었다지요. 제 집마저 허물어버리고 부추를 심었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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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는 시를 발견했다. 난 부추로 만든 음식을 참 좋아 한다. 부추라는 풀이름이 정구지, 기양초 라고도 불린다는 것도 안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파옥초라고도 한다는 것은 어제 처음 알았다.
위에 올린 윤호 라는 시인의 시가 그 뜻을 잘 설명해 준다. 부추 이름의 내력으로, 정구지는 부부간의 정을 오래유지 시켜준다고 하며,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생식기능을 좋게 한다하여 온신고정이라고도 한단다. 또, 남자의 양기를 세워 준다고 해서 서태후는 기양초라고 불렀다고 한다.
여기 아랫녘에서는 대개들 부추를 정구지라 한다. 정월부터 구월까지 베먹을 수 있다고 ‘정구지’란다. 그러나 정구지를 ‘파옥초’ ‘벽파초’
라 이르기도 하고, “아시(첫물)정구지는 사위한테도 주지 않는다.”는 속설로 미루어
혹시 정구지가 ‘精久支’라는 뜻의 말이 아닌가, 하는 언어적 상상력을 발휘해보기도
하는 것인데,
어디 힘이 꼭 그 일에만 소용될 것인가. 도무지 모든 의욕을 잃고 무력감에 빠져있는
요즘, 정구지가 힘을 돋우고 지탱하는 데 요긴하다면 애써 먹고 힘을 써볼 일이다.
‘국가개조’든, ‘국민혁명’이든 힘이 있어야 될 거 아닌가. 집이든 벽이든 다 부숴버리고 다시 시작해야한다. 정말이지 이건 아니다. 오인태시인
201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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