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붉게 노을 지는 한강을
넋 놓고 보던 그대 눈망울에
서서히 맺히는 물기를 보았네(…)
매맞는 아내들의 멍이
저 하늘 푸르죽죽하게 멍들게 해
비 올 듯 잔뜩 찡그리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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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1960~ )경북 의성군 안계면에서 출생.
1984년 시 「畵家 뭉크와 함께」로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2001년 시집 {뼈아픈 별을 찾아서}
2004년 시론집 『이승하 교수의 시 쓰기 교실』
현재 중앙대학교 교수
손버릇이 사나운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밖에 나와서는 분명 점잖은 신사인데,
집에 가면 폭군으로 돌변하여 가족을 괴롭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 같다.
친권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므로 제3자가 개입하기도 어렵다.
당사자끼리 해결을 보아야 하지만, 피해자는 대개 약한 쪽이므로, 폭행을 감수
하고 만다. 그러나 평생을 그렇게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경찰에 신고하거나,
법률구조공단에 도움을 요청해서 못된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
인권을 존중하는 헌법과 법률의 햇살이 미치지 못하는 그늘에서 폭행당하는
남편과 아이들의 멍도 푸르죽죽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김광규·시인·한양대 명예교수>
joins.com/2014.07.17